데뷔 무대 유로챌린지서 준우승 일궈...U-20 대표팀도 맡아 연일 담금질
"한국 선수들 고쳐야 할 습관 많아...최고 수준 선진 하키 경험케 해야"
한국이 낳은 아이스하키 영웅 백지선(47)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어느덧 4개월째다. 현역 시절 북미아이스하키(NHL) 우승을 두 차례나 경험한 백 감독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바라보고 퍼즐 조각을 맞춰나가고 있다.
그는 지난달 대표팀을 이끌고 2014 유로 아이스하키 챌린지에서 2승1패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성공적인 감독 데뷔전을 치렀다. 당초 출전한 4개국 가운데 최약체로 꼽혔지만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와 폴란드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그리고 백 감독은 27일부터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지휘하며 내달 7일부터 에스토니아에서 열리는 U-20 아이스하키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 출전을 위한 담금질을 하고 있다. 28일 고려대 아이스링크장에서 만난 백 감독은 “취임 후 내가 이뤄낸 것은 아직까지 없다고 생각한다”며 “평창올림픽 대표팀이라는 최종 퍼즐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이며, 퍼즐을 완성할 수 있는 여러 조각들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날로 새롭고 또 새로워져라
백 감독이 선수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다. 그는 이를 영어로 ‘Getting Better Everyday’라고 표현했다. 백 감독은 일례로 유로챌린지 대회를 꼽으면서 “첫 경기 헝가리전보다 2차전 이탈리아전, 2차전보다 마지막 경기였던 폴란드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는 것이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백 감독은 또한 “아직 대표팀을 이끌고 많은 훈련과 경기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의 모습이나 결과에 대해 섣불리 말할 수 없다”며 “중요한 점은 우리가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고 안착시키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선수들이 계속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중”이라며 “이러한 과정은 이제 시작됐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젊은 피의 잠재력 끌어낼 것
백 감독은 장차 한국아이스하키를 책임질 ‘젊은 피’에 시선을 고정했다. 실제 유로챌린지 대회 때도 30대 선수는 단 한 명도 뽑지 않고 20대로 팀을 꾸렸다. 골리(골키퍼) 자리에는 22세 박계훈(고려대)을 과감히 투입하기도 했다.
백 감독은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선수들은 어떻게 성장할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며 “경기를 뛰어야 이들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다”고 했다. 또한 “NHL의 경우 20세 선수도 경기력만 좋으면 주장으로 임명돼 팀 리더로 인정 받는다. 시드니 크로스비(피츠버그 펭귄스), 스티브 아이저맨(은퇴ㆍ디트로이트 레드윙스) 같은 선수들을 보라”면서 “반면 한국은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려는 경향이 보인다. 좋은 선수라면 고교생이든 대학생이든 대표팀에 선발되고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야를 넓혀라
백 감독은 선진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NHL에서 쓰는 전술을 대표팀에 접목하기 위해 선수들에게도 경기 영상을 꾸준히 보라고 주문했다. 백 감독은 “유로챌린지에서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한국 선수들은 여전히 고쳐야 할 나쁜 습관들이 많다”며 “선진 하키를 접하고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물 안 개구리의 마인드를 가져서는 안 된다. 시야를 넓혀야 한다. 세계 최고 리그인 NHL을 경험하는 것은 동기 부여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백 감독은 내년 여름 디트로이트 레드윙스, 댈러스 스타스, 미네소타 트윈스의 유망주 캠프에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을 파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69회 전국아이스하키 종합선수권 결승전에서는 안양 한라가 하이원을 4-1로 꺾고 우승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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