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국립은행과 스폰서 계약
"무슬림 팬들에 불쾌감 줄 수 있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가 중동 시장에 손을 내밀기 위해 클럽 공식 문장(紋章)에서 십자가를 없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7일 레알 마드리드가 아부다비 국립은행과 3년 계약을 맺으면서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보도했다.
1931년 디자인된 레알 마드리드의 문장에는 왕관 위에 십자가가 그려져 있다. 중동 시장에서 사용되는 문장에는 무슬림 신자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십자가가 빠져있다. 하지만 원래 디자인은 유럽 지역에서 계속 사용된다
플로렌티노 페레즈 레알 마드리드 회장은 아부다비 국립은행과의 스폰서 계약을 “세계에서 가장 명망 있는 기관과의 전략적인 동맹”이라고 묘사했다. 이어 “우리의 브랜드가 그들의 리더십을 강화해주고 그들의 국제적인 위엄을 높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레알 마드리드가 천문학적인 빚(한화 8,100억원)을 갚기 위해 자존심까지 버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스페인의 스포츠 전문지 마르카는 레알 마드리드의 결정에 대해 “중동시장에서 새로운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라면, 정체성 측면에서도 기꺼이 타협하겠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미국 유대교 신문 알게마이네는 “레알 마드리드의 바뀐 문장은 아랍 팬들을 위한 유화정책”이라고 깎아 내렸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달 IPIC(국제석유투자회사)와도 계약을 맺었다. IPIC는 아부다비의 왕족 셰이크 만수르가 경영하는 독점 기업이다. IPIC는 레알 마드리드의 홈 경기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리모델링하기 위한 자금 지원을 약속했고, 레알 마드리드는 IPIC 이름을 딴 새로운 경기장 이름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만수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이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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