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신문 "안보 악용 입법 추진"
일본 집권 자민당이 NHK를 비롯한 일본 주요 방송사에 선거 보도의 공정성과 중립을 요구하는 취지의 요청서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고 일본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요청서에는 거리 인터뷰 수집 방법 등 프로그램의 보도 방향성을 지적하는 내용도 있어 편집권 개입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자민당은 중의원 해산 전날인 20일 도쿄 주요 방송사에 ‘선거기간 보도의 공평중립 및 공정 확보에 관한 요청’이라는 문서를 전달했다. 아베 신조 총리의 핵심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부간사장과 후쿠이 데리 보도국장 명의로 된 문서에서 ▦출연자의 발언 횟수와 시간, ▦게스트 출연자의 선정, ▦주제 선택, ▦거리 인터뷰 자료 영상 사용 등 4항목에 대해 ‘공평중립, 공정’을 요구했다.
일본 언론은 요청서의 작성은 아베 총리가 최근 한 보도프로그램에 출연, 불만을 터트린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는 18일 국회해산 및 총선거를 선언한 직후 TBS 보도프로그램에 출연했으나, 당시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의 아베노믹스 평가가 대부분 부정적이자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생방송 중에 불만을 털어놓았다.
핫토리 다카아키 릿쿄대 교수(미디어법)는 “보도의 자유에 대한 부당한 개입이나 압력”이라며 “(문서를) 받고도 (그런 사실을) 보도하지 않은 방송국의 대응도 너무 둔감하다”고 비난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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