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항에서 소형 무인기(드론)와 대형 여객기가 충돌할 뻔한 아찔한 사고가 지난 6개월 사이 25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인기는 소형이긴 하지만 여객기 엔진에 빨려 들어가거나 프로펠러와 부딪힐 경우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 연방항공청은 지난 2월 이후 미국 공항에서 항공관제사나 여객기 조종사가 무인기를 발견해 신고한 내역을 26일 공개했다. 지난 9개월간 신고는 193건에 달하며 매달 약 25건이 접수됐다고 연방항공청은 설명했다.
이 가운데 25건은 무인기와 여객기가 수 초 내에 부딪히거나, 비행간격이 수 피트에 불과해 서로 충돌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상황은 무인기 사용이 크게 늘어난 지난 6월 이후 주로 뉴욕과 워싱턴 등 대도시 공항에서 일어났다.
특히 지난 9월 미국 국내선 공항 가운데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리퍼블릭 에어라인’ 소속 여객기가 착륙을 준비하다 무인기와 거의 충돌할 뻔한 적이 있었다. 지금까지 이 정도의 상황은 지난 3월 50여명의 승객을 태운 US 에어웨이 여객기가 플로리다주의 한 공항에 착륙하려다가 정면으로 날아오는 무인기를 가까스로 피한 것이 유일했다.
연방항공청은 “드론이 일반적인 의미의 여객기 또는 헬기와 충돌하는 사고를 일으키지 않으며 대부분의 신고건수는 단순히 드론을 목격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방항공청은 “조종사 중에는 드론을 피하려고 운항코스를 변경했다고 보고한 사례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에 신고된 무인기들이 대부분 카메라가 장착된 소형 무인기이지만 엔진에 빨려 들어가거나 프로펠러에 부딪힐 경우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연방항공청은 그 동안 상업용 무인기 사용을 엄격히 규제해오다 지난 9월 드론을 영화 제작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해 무인기의 상업화 시대를 열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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