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주 경북도의원 "정체성과 경쟁력 없으면 구조조정해야"
김영일 김천의료원장 "조직원들의 주인의식과 위기돌파 의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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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립 포항의료원과 안동의료원의 경영상태에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지난해 경남 진주의료원 폐쇄사태가 남의 일이 아니다. 포항과 안동의료원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구책을 내놔야 한다. 황이주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장과 김영일 김천의료원장의 쓴 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할 때다.
황이주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장 “정체성과 경쟁력 없으면 구조조정해야”
“정체성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구조조정도 불사해야 합니다.”
황이주(47ㆍ울진)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장은 “포항과 안동의료원이 처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혁신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민간병원에서 쉽게 접근하기 힘든 노인, 장애아동, 정신건강, 감염증, 응급재난 등 공공의료 부문을 강화, 중점 의료영역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의료원은 경영컨설팅을 통해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그래도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기존 종합병원을 병원급으로 낮춰 일부 진료과목의 임대 또는 독립채산제, 폐과 등을 단행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의료원 조직원들의 자기성찰과 소명의식도 강조했다. 비효율적 인사조직체계와 주인의식의 결여, 낮은 환자진료 실적, 전략경영부재 등이 포항ㆍ안동의료원의 위기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한편 경북행복재단의 ‘도립의료원 경영활성화 방안’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병원은 규모가 300병상 이상, 특정분야에 전문화되어야 경쟁력을 갖추지만 포항의료원은 특성화 부문, 안동의료원은 병상 수와 특성화 모두에서 요건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황 위원장은 “도립의료원은 국비와 도비로 운영비가 지원되므로 공공의료원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도도 없고 세금만 축낸다면 진주의료원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경고했다.
김영일 김천의료원장 “조직원들의 주인의식과 위기돌파 의지가 관건”
“조직원들의 주인의식과 위기 돌파 의지가 관건입니다.” 김영일(60) 김천의료원장은 “의료원 내부 문제는 직원들이 더 잘 알기 때문에 문제점 도출과 해결방법 모두 내부에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천의료원만 해도 2009년 6월 김 원장 취임 당시 ‘문 닫아라’는 압력을 받을 정도로 경영상태가 최악이었다. 적자 규모가 2008년 한 해에만 26억5,000만원, 2009년 5월말까지 12억원이었고, 임금체불도 3년간 17억원에 달했다. 그는 “환자는 환자대로 줄고, 의료원 직원들도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생활이 힘든 상황이었다”며 “직원들과 대화를 통해 ‘이대로 죽느니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한번 해보기나 하자’는 다짐을 이끌어냈던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후 김천의료원은 휴무였던 토요 진료를 되살렸고, 일요일에도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휴일수당도 경영정상화 때까지 보류했다. 당장 쓸 돈 조차 없어 김 원장은 임금의 50%를, 직원들은 5~15%를 반납했다. 직원들은 또 경상경비를 줄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통근버스도 없앴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수를 늘리기 위한 후속작업에 들어갔다. 친절과 실력 있는 의료진 확보가 핵심이었다. 성과는 김 원장 취임 5개월 후부터 나타났다. 그때 시작된 흑자 행진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성적표를 보면 2009년 이전보다 수익 2배, 직원도 2배 늘었고, 외래환자 수는 하루 평균 830명으로 전국공공의료원(38개) 중 가장 많다. 김천의료원은 지난해 공공병원 운영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김 원장은 “직원들 스스로 생각이 바뀌면서 환자가 늘고 시설 및 의료장비, 환경도 자연스레 개선됐다”며 “어느 조직이든 어려움은 있기 마련이지만 문제를 극복하는 것은 직원들의 의지”라고 말했다.
이현주기자 lare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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