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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소오염물질도 배출량 규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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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소오염물질도 배출량 규제해야"

입력
2014.11.2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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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유입 생태계 교란 첫 확인, 한·미·스위스 공동연구팀 보고서

탄소에 이어 질소도 세계 각국이 적극적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한국과 미국, 스위스 국제공동연구팀이 제기했다. 산업화 과정에서 급증한 질소오염물질이 대기를 통해 해양으로 유입돼 전 지구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포스텍,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미국 하와이주립대와 해양대기청,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논문을 미국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2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북태평양의 질산염 농도와 해수 흐름 등을 분석한 결과 1970년대 이후 질산염이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일본과 우리나라를 비롯 동아시아지역이 급격한 산업 발전과 인구 증가를 겪은 시기와 일치한다. 질산염 증가율은 동해에서 가장 높았고, 서태평양에서 동태평양으로 갈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배기가스와 비료 등에서 배출된 기체 상태의 질산염이 편서풍을 타고 태평양을 가로지르면서 바다로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양으로 유입된 질산염은 식물플랑크톤의 먹이가 된다. 식물플랑크톤의 광합성에 필요한 질산염과 인산염의 비율은 약 16대 1. 산업활동이 활발해지기 전에는 해양에 질산염이 필요량보다 적어 플랑크톤의 크기가 작았다. 연구를 주도한 이기택 포스텍 환경공학부 교수는 “질산염 유입이 늘면서 현재 동해의 질산염과 인산염 비율은 16대 1에 가까워졌으며 지금 추세대로라면 10, 20년 뒤엔 질산염 과잉 상태로 변해 이런 환경에 잘 적응하는 규조류 같은 큰 플랑크톤이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양 생태계의 최하위인 식물플랑크톤 조성이 바뀌면 상위 포식자도 변화를 피할 수 없다.

과학자들은 질소 역시 탄소 못지 않게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해왔지만,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 2011년 이 교수팀이 호수나 강, 우리나라 연근해 등에서 최근 질산염이 급증한 사실을 알아낸 데 그쳤다. 대양 규모에서 지난 30여 년 동안의 질산염 증가를 처음 확인한 이번 연구에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연구팀은 이번 논문이 인간 활동에 따른 기후ㆍ환경 변화를 평가하는 국제조직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의 보고서 작성에 중요한 근거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하고 있다. IPCC 보고서는 세계 각국의 환경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교수는 “나라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한하는 정책과 마찬가지로 질소오염물질 배출량을 설정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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