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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기억

입력
2014.11.2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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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기억] 감격의 세계타이틀

1976년 11월 24일 서울 장충체육관. 염동균의 스트레이트 펀치가 로얄 고바야시의 턱을 강타했다. 1회 엉덩방아를 찧은 챔피언은 총공세에 나섰지만 15회 내내 도전자의 그림자조차 잡지 못했다. 경기 후 심판은 염동균의 손을 높이 들어올렸고 그는 WBC로는 한국 최초, 대회를 통틀어는 김기수 유제두 홍수환에 이어 4번째 세계챔피언이 됐다. 비록 2차 방어전에서 푸에르토리코의 강타자 고메즈에게 무릎을 꿇었지만 그는 70년대 한국 복싱을 대표하는 국민적 영웅이었다. 평생의 라이벌 홍수환과 2번의 매치를 벌여 1무 1패를 기록한 염동균은 최근까지 한국권투인협회장을 맡아 한국권투위원회 회장에 오른 홍수환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화려했던 복싱 전성기는 지나고 작금의 한국 권투는 여러 단체로 분열돼 심한 혼란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매 맞아 돈 벌던 시대는 지났다지만 오늘도 링을 뛰는 선수들은 챔프의 꿈을 꾸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중앙일보 양영훈기자 찍음

손용석 사진부장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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