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제일모직 합병 시너지, 전기차·휴대폰 배터리 경쟁력 강화
LG 태양광 부문 세계 최고 수준, 모듈 수요 많은 일본서 10% 성장
‘친환경’ 트렌드는 정보기술(IT) 전자업계에서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특히 IT 전자 사업 특성상 전력 수요가 많다는 점에서 친환경 저전력ㆍ고효율 역량 확보는 이제 글로벌 기업들의 핵심 경영 전략으로 통한다. 기존 IT 전자 신제품 개발에서부터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 창출 과정에서도 그린 에너지 정책이 최우선 고려 순위로 자리잡고 있다.
올 3월 삼성SDI가 제일모직과 합병을 공식 선언하면서 ‘초일류 친환경ㆍ에너지 기업으로의 재도약’을 슬로건으로 내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SDI는 합병으로 제일모직이 보유한 다양한 소재 부품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자동차나 휴대폰 등에 사용되는 배터리 사업 경쟁력까지 극대화시킬 수 있게 됐다. 삼성SDI 관계자는 “배터리 사업의 원천 경쟁력은 친환경 소재 경쟁력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양 사의 합병도 이런 관점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25.8%의 점유율로 세계 소형 2차전지 시장에서 1위 업체로 올라선 삼성SDI는 완성차 업체인 BMW와 크라이슬러 등 전기자동차용 친환경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도 체결, 중대형 배터리 시장까지 영역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역시, ‘그린메모리 솔루션’ 제공에 앞장서고 있다. D램의 최신 버전인 삼성전자 DDR4의 경우, 전작(DDR3)에 비해 시스템 성능이 15% 이상 향상됐지만 전력 소모량은 오히려 24%까지 줄였다. 이 제품 덕분에 기존 데이터센터의 고민이었던 전력량 절감과 성능 향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DR4와 차세대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버(SSD)를 조합시켜 전세계 서버가 가동된다면 매년 45테라와트(TWh)의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며 “이는 전세계에 10년생 나무 8억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고 설명했다. 45TWh는 전 세계 60억명의 사람들이 1년8개월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양과 유사한 전력 소모량이다.
LG그룹 역시,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을 중장기 전략의 핵심으로 정했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경우엔, 이미 태양광 사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출력과 효율을 달성한 상태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태양광 모듈 수요 증가에 따라 올해 연말까지 태양광 모듈 생산량을 420메가와트(㎿)에서 520㎿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며 “전 세계 태양광 모듈 수요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올해 일본 시장에서만 전년대비 10% 성장한 200㎿ 수출 달성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LG그룹은 이런 성장세를 바탕으로 지난해 2조3,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던 태양광 사업 실적을 향후 2, 3년 사이 4조원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LG그룹의 친환경 사업은 국내에서도 활발하다. IT 서비스 기업인 LG CNS에선 최근 경상북도 및 한국전력공사와 손잡고 울릉도를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조성하기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LG CNS는 2020년까지 울릉도를 ‘세계 최초 100%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구축한다는 전략 아래, 기존 디젤 발전기 설비 대신 태양광 및 연료전지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전기를 대량으로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에너지 효율의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한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을 연계시킨 융복합 친환경 시스템도 울릉도에 적용할 예정이다. LG그룹 관계자는 “저전력, 고효율 에너지 솔루션과 관련된 친환경 사업은 전사적인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며 “이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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