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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SK하이닉스의 부활

입력
2014.11.2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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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지역에 차량이 줄어들어 교통이 다소 원활해졌다고 한다. 휘발유 가격은 떨어졌지만 경기가 좋지 않아 자가운전자들이 줄어든 모양이다. 서울지역 교통량이 눈에 띄게 줄었던 것이 1997년 외환위기 직후다. 일각에서는 지금 경제가 외환위기, 아니면 2008년 금융위기 수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서울 중심부 식당들은 손님이 줄어 발을 동동 구른다. 서울 외곽지역이나 경기도 쪽은 더 심각하다. 퇴근길 도심의 불빛이 음산하게 다가온다.

▦ 경기도 이천의 SK하이닉스 공장은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공장을 새로 건설하느라 낮 밤이 없다.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다 이곳을 보면 불야성이다. 건설을 서두르다 보니 밤에도 불이 꺼질 틈이 없다. 축구장 7.5개의 면적에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2021년까지 총 투입비용은 15조원이다. 서울대 경제연구소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생산유발효과가 55조원,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18조원이다. 고용창출은 연인원 20만명이 넘는다. 국내기업들이 대거 해외로 진출하는 것과 대비가 된다.

▦ SK하이닉스의 운명은 기구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1999년 빅딜을 통해 LG반도체를 현대전자가 합병했다. 현대그룹이 대북사업을 주도하는 대가로 LG반도체를 먹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 때문에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인연을 끊었다. 전경련이 반도체 빅딜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2001년 현대전자는 하이닉스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반도체 가격하락과 현대그룹의 해체 등의 여파로 채권단의 관리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2011년 최종적으로 하이닉스를 SK그룹에 넘겼다.

▦ 인수 이후 SK하이닉스에 연평균 4조원이 투입됐다. 연구개발(R&D) 인력도 2011년 3,860명에서 2014년 5,086명으로 늘렸다. 1995년 26개에 달하던 D램 제조업체 수는 지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 업체 정도로 정리됐다.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것이다. 3개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90%에 이른다.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2011년 13조원에서 올해 34조원이 됐다. 대박이 났다. ‘산업의 쌀’이라는 반도체 생산을 한국 기업이 주도하는 것이 보기 좋다. 하지만 아직 불안스럽다. 지속적인 투자가 생존요건이기 때문이다.

조재우 논설위원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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