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한의대 신설 추진
전남대병원ㆍ조선대병원
분원 설치 방안도 모색
전남 여수시가 지역 의료수준 향상을 위해 대학병원 유치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비용과 낮은 수요 때문에 신규 종합병원 설립에 선뜻 나설 투자자 찾기가 쉽지 않아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여수시는 27일 민선 6기 핵심공약인 대학병원 건립을 위한 전담 기획팀(TF)을 꾸리고 유치 활동에 본격 나섰다고 밝혔다. 시는 대학병원 설립 타당성조사 용역을 토대로 투자자 모집과 필요 예산 확보, 사업부지 선정 등 절차를 밟아 2016년 착공 2018년 4월 개원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우선 2006년 전남대가 여수대와 통합 당시 약속해놓고 9년째 이행되지 않고 있는 여수 국동캠퍼스 한의과대학 신설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의대 설치가 여의치 않을 경우 전남대병원 분원이 건립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또 순천대 의과대학 유치가 성사되면 부설병원을 여수에 설립하는 방안과 조선대병원의 분원 유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문병원 건립도 구상 중이다. 한해 70-80명에 달하는 전남 동부권의 화상환자를 위한 전문병원과 아동·장애인 재활전문병원 건립이 검토되고 있다.
시는 투자 유치를 위해 부지 무상 제공 등 행·재정적 인센티브 제공 방안 등도 마련했다. 시는 연차적으로 2018년까지 350억원(부지 매입비 제외)의 사업비를 확보할 예정이며, 병원 부지는 전남대 국동캠퍼스를 비롯해 여수 순천 광양 3개시의 지리적 중심에 있는 율촌산단 일원과 여수시청 돌산청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대학병원이 설립되면 여수를 비롯해 순천 광양 고흥 남해 하동 등 동시생활권 지역민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여수시의 대학병원 유치 움직임에 대해 시장의 선거공약을 이유로 현실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남대 측은 “국동캠퍼스 한의대 설치는 2006년 부산대에 학과가 개설되면서 이미 물 건너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대병원도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동포기업인 비즈포스트그룹과 베일러 글로벌헬스그룹, 전남도,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등과 함께 순천 신대배후단지에 5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을 설립하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또 순천대 의대 설립은 정치권에서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화상전문병원은 근로자들의 숙원사업으로 지난해 3월 여수산단 대림산업 폭발사고 후 건립이 더욱 절실해졌지만 경제성이 떨어지는 이유 등으로 사업은 전혀 진행되지 못했다.
특히 근로복지공단 순천병원에서 화상전문치료센터 설치에 적극 나섰지만 당시 여수시가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 등과 중증화상환자 발생시 헬기로 긴급 이송하는 내용의 항공구급서비스(Heli-EMS) 제공 협약을 체결해 사업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대학병원 등 유치과정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돼 자칫 행정력만 낭비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수지역의 한 병원관계자는 “국내 병원 경영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막대한 자본을 들여 의료 수요가 낮은 지역에 섣불리 투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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