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연장 당장은 검토대상 아니다. 퇴임 후 삼성 복귀하는 일 없을 것"
“공무원연금 개혁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은 국민들뿐 아니라 공무원들도 이해할 것으로 본다.”
이근면 신임 인사혁신처장이 27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무원연금 개혁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정부서울청사에서 도시락 오찬으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이 처장은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와서 보니 안 할 수 없을 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면서 “인구감소와 노령화 등으로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재정 적자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금 개혁은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상황의 변동이라서, 날씨가 추우면 옷을 입고 더우면 옷을 벗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 상황에 맞게 변화를 모색할 수 밖에 없다”면서 “국민 눈높이에도 맞고 공무원도 만족하는 접점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초 연말까지 내놓기로 한 공무원 사기진작안에 대해서는 “준비 중이지만, 국회활동에 따라 신축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공무원연금개혁 일정과 연계해 시기가 늦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처장은 공무원 정년 연장에 대해서는 “당장은 검토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민간기업에서도 논의 중인 임금피크제는 장기적으로 도입을 검토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 처장은 공직에 민간 전문가를 발탁하겠다는 정부 지침과 관련 “민간의 경력을 가진 인재를 초빙한다는 취지로 ‘국민인재’란 표현을 쓰기로 했다. 국민인재 영입을 점점 확대할 계획”이라며 “대신 공무원도 민간유착이란 말을 듣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민간에 진출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퇴임 후 삼성으로 돌아갈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삼성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인사처장직을 무사히 마치면 다시 학교로 돌아가 후진에게 경험을 나눠주고 싶다”고 밝혔다.
40년 가까이 삼성에서 인사전문가로 근무해온 그는 처장 취임 후 공직사회의 관행 한 가지를 바꾼 일화를 소개했다. 두꺼운 검은색 결제판 대신 얇고 투명한 비닐 파일로 대체했다는 것. “삼성에서도 1992년에 그것을 썼는데 전 계열사에서 쓰지 않게 되는 데 20년이 걸렸다. 근데 여기 와서 보니 그걸 쓰고 있더라”라며 “변화는 작은 데서 시작한다. 큰 욕심 없이 이런 작은 것부터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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