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tening and Speaking
사람을 처음 만나서 듣는 언어가 그 사람을 판단하는 근거가 될 때가 있다. 특히 영국인들은 상대가 말하는 단어만으로도 출신지와 사회적 계층을 논한다. 이것은 어휘 선택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특정 그룹의 문화적 산물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Shakespeare가 자신의 작품 속에 쓴 어휘가 3만개에 가까울 것이라고 예상한다. 10만 어휘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그러나 현대 원어민이라고 해도 대학 졸업생이 말과 글로 활용 가능한 ‘active vocabulary’는 많아야 수천 단어에 그친다. 학문이나 업무, 언론 분야에서 쓰이는 어휘의 범위도 기초적인 2,000 단어가 전체 표현 문장의 80%를 차지한다. 이를 감안하면 필수 어휘를 제대로 잘 활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과적임을 알 수 있다.
학습자 입장인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어휘수가 2만개냐, 5만개냐 하는 것은 허세에 불과하다. 알고 있는 어휘의 숫자보다 아는 어휘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용례가 원어민의 쓰임새와 크게 다르거나 낯익은 단어라도 문장에서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르면 무용지물이다.
어떤 어휘를 배우고 익혀야 하는지 참고할 만한 자료 또한 많다. 예를 들어 영화를 뜻하는 단어에는 flicks, cinema, movie가 있다. 이 중 flicks는 노동자들의 언어로 분류되지만 나머지 두 단어는 중산층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로 나온다. New Zealand에서는 그 동안 pictures라고 말하다가 미국의 영향 때문인지 movies라고 말하는 사람이 월등히 많아지고 있다.
good, great, excellent도 중산층의 어휘다. ‘all right’은 노동자층의 언어로 분류된다. 젊은 층일수록 사용 빈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만취한’이란 뜻의 drunk는 중산층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단어다. 노동자층에서는 pissed를 훨씬 더 많이 사용한다. 유사 은어는 수십 가지에 이른다.
단어 끝에 -y를 붙여 애칭으로 쓰는 단어 mummy, daddy, granny 등도 중산층에서 많이 쓰인다. 반면 줄임형인 mum, nan, gran등은 노동자 계급에서 흔히 말한다.
사람의 이름을 어떻게 줄여 말하느냐로 계층이 구별되기도 한다. 중산층에서는 Robert, John, Deborah을 그대로 부르는 반면 노동자층에서는 Robbo, Johnno, Debs식으로 부르고 젊은 층도 이와 유사하다.
20~30년 전만 해도 computer program이라는 단어가 많이 쓰였는데 요즘엔 application, app으로 대체되는 것을 보면 세대별 직업별 계층별 언어 차이는 자연스런 결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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