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공항 활성화·고교 무상급식 등 도의회 예산 심의과정서 제동 걸려
최문순 강원도정이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재선에 성공한 뒤 본격적인 자기 색깔을 내기 위해 추진하려는 주요 사업 예산이 줄줄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강원도의회 사회문화위원회는 27일 강원도가 제출한 내년도 양양국제공항 활성화 및 손실보전 예산 40억 원 가운데 20억 원을 삭감했다. 강원도는 내년 당초예산 40억 원 외에 내년 추경에 33억 원 등 총 73억 원을 양양공항 노선 활성화에 쏟아 부을 계획이었다.
예산 삭감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다. 강원도가 매년 수십억을 중국 관광객들을 유치했으나,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은 탓이다. 최 지사 역시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를 인정하고 “연계 관광상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원도가 내놓은 대책이 전통시장 투어, 의료기기단지 견학 등 부실하기 짝이 없어 결국 예산 삭감을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현재로선 추경예산 확보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원강수(새누리) 강원도의원은 “제시된 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강원도 경제이익에 기여한다는 자료는 전혀 없었다”며 “강원도가 목표 인원 채우기에만 급급한 모습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도의회 사회문화위원회는 중국관광객 유치 홍보비를 비롯 ▦평창동계올림픽 붐 조성을 위한 K-POP콘서트 ▦SNS마케팅 ▦평창동계올림픽 강원도민 대합창 행사비 등 강원도가 요구한 핵심사업비 예산을 모조리 전액 삭감했다.
강원도와 강원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실시하려던 고교 무상급식도 새누리당이 다수인 도의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도의회 교육위원화 농림수산위원회는 강원도가 부담해야 할 관련 예산 24억 5,800만 원을 삭감키로 결정했다. 저소득층의 중식비까지 줄이면서 일률적인 복지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삭감 이유다. 이에 대해 강원도는 “무상급식 확대는 도내 친환경 농산물로 급식 재료를 공급해 로컬푸드나 농산물 유통 등 농가에 경제적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추진하게 된 사업”이라며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단계적 확대 계획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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