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지금의 엔 약세는 “날개 없는 추락”은 아니라고 말했다.
도쿄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로 재직 중인 사카키바라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엔저가 자연스럽게 전개되고 있다”면서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2007년 6월 달러당 124.14 수준까지 주저앉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이 통신이 26일 전했다.
엔ㆍ달러 환율은 지난주 달러당 약 110엔대 후반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 통신에 따르면 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는 아베노믹스의 영향으로 일본과 교역하는 주요 16개국 통화 바스켓 기준으로 지난 2년 사이 최소 16% 하락했다.
사카키바라는 “엔저가 계속돼 통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를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면서 “지난 4월의 소비세 인상 충격이 (예상보다)다소 길어졌지만 일본 경제가 그렇게까지 약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엔저가 ‘일본 팔자’로 이어질 수준은 아니라면서 따라서 일본은행도 계속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행은 2011년 기록적인 규모로 엔화 가치 방어에 나선 후 지금껏 환시장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사카키바라는 말했다.
사카키바라는 그러나 “엔ㆍ달러 환율이 115엔을 넘어가면 엔저의 득보다는 실이 더 많아진다”면서 “수입 물가 상승으로 말미암은 가계의 인플레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엔화 가치와 관련해 바클레이스는 엔저가 ‘끝물에 접근했다’며 내년 1분기에 달러당 120엔까지 떨어졌다가 연말에 117엔으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가 60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전망치(중간치 기준)는 내년 3월까지 116엔, 연말은 120엔이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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