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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대, 김무성 딸 특혜채용 감추려고 회의록 조작했나

입력
2014.11.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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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 채용 결정한 기록 檢에 냈지만 회의 직후 공문엔 金 대표 딸만 임용

법원도 다른 판결서 1명 채용 인정… 원본 확인 안 한 검찰, 부실수사 논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뉴시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뉴시스

수원대가 지난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딸 김모(31)씨만 정년교수로 임용하려 했던 사실을 감추기 위해 관련 회의록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나중에 추가 채용된 다른 교수도 처음부터 김씨와 함께 임용이 결정된 것처럼 꾸몄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참여연대는 다음주쯤 김 대표 무혐의 처분(수뢰후부정처사)에 대해 서울고검에 항고장을 제출하는 한편, 수원대에 대해 사문서 위조와 증거날조 혐의로 추가 고발할 계획이다.

26일 참여연대 등에 따르면 수원대가 검찰에 낸 2013년 8월 20일자 ‘교원인사위원회 회의록’에는 신규임용 정년트랙 교원으로 김씨(디자인학부)와 이모(건축공학과)씨를 채용한다고 기재돼 있다. 지난해 7월 수원대는 교수 공개초빙 공고를 내고 ▦정년트랙은 디자인학부와 건축공학과(건축구조 전공) 등 총 5명 ▦비정년트랙은 건축공학과 2명(건축시공 1명, 건축설계 1명)을 뽑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8월 20일 회의에선 김씨만 정년교수로 뽑혔고, 이씨의 임용은 그 이후에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틀 후인 8월 22일 수원대 교무처가 건축공학과에 보낸 공문에는 “설계 전공 조교수(비정년트랙)에 권모씨 1명이 신규임용될 예정”이라고 돼 있는 것이 근거 중 하나다. 당시 학과장이었던 이재익 교수는 공문을 받은 다음날 학교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려 “시급한 1, 2순위 전공(시공, 구조) 분야는 빠지고 설계 분야 1명만 임용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학교 측은 8월 25일에야 뒤늦게 “건축구조 분야에 유능한 교수님이 초빙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원대 관계자는 “연봉 협상이 마무리돼야 임용을 결정하는 것인데, 이씨가 8월 14일 면접 후 미국으로 출국해 연락이 안 닿아 최종 확정이 늦어졌고, 그런 이유로 공문에는 이씨 임용 사실을 담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씨는 원래부터 채용하려 했던 분이고, 이런 사정을 이재익 교수한테도 다 설명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교수는 “당시 교무처장은 ‘자격을 갖춘 지원자가 없어 건축 시공ㆍ구조 분야 교수 초빙은 안 하기로 교수임용심사위원회에서 결정했다’고만 말했을 뿐, 이씨와 관련한 설명은 전혀 없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어 “이씨의 부친도 작년에 통화했을 때 ‘8월 23일 밤에 이인수 총장한테 처음으로 딸의 임용 계획을 들었다. 그 전에는 아무 말이 없어 떨어진 줄 알았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이씨도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다른 분들보다 뒤늦게 임용 통보를 받긴 했다”고 말했다.

수원대 비리 의혹을 제기해 파면된 이재익 교수 사건을 맡은 서울행정법원도 판결문에서 “8월 22일 당시 수원대 건축공학과 신규교원 최종합격자는 (이씨가 아닌) 건축설계 분야 1명뿐이었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이주형)는 수원대 입장만 받아들여 “김씨 외에 이씨도 정년교수로 임용된 사실 등을 볼 때 김씨에 대한 뇌물성 특혜 채용으로 볼 수는 없다”고 보고, 지난 14일 김 대표를 ‘혐의 없음’ 처분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김씨 1명을 위한 교수 채용 절차가 아니었음을 주장하려고 회의록을 사후에 조작한 것 같다”며 “검찰의 2차 고발인 조사에서 회의록 조작 가능성을 지적했고, 입증 자료를 가져와 3차 조사도 받기로 했는데 검찰이 사건을 종결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당시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해당 회의록 원본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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