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 : Word Play (재미있는 말)
‘Thanksgiving dinner(추수감사절 만찬)’는 미국인에게는 가장 큰 식사이고 가족 모임의 클라이맥스다. 흥미로운 것은 이 식사를 저녁 늦게 한다고 해서 “I enjoyed a turkey meal for supper(저녁 식사로 칠면조 고기를 먹었어)”라고 하는 사람이 없고 대부분 ‘Thanksgiving dinner’라고 표현한다는 점이다.
정오 무렵의 식사는 세계 어디서나 ‘lunch’라고 한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일몰 후의 식사를 대체로 dinner라고 한다. 반면 아프리카에서는 일몰쯤의 저녁 식사는 supper이고 그 이후의 식사는 dinner라고 부른다. Lunch가 점심 때 먹는 식사임은 분명하지만 시간대보다 중요한 것은 dinner보다 가벼운 것이라는 개념이다. 남의 집에 초대받아 점심 식사를 성대하게 했다면 “Thank you for dinner”라고 해야 격에 맞다. 초중고에서 점심 식사를 준비하는 아주머니들을 ‘dinner ladies'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이를 단수로 처리해 'a dinner lady'로 바꾸면 야한 비속어가 된다. 영국에서는 한때 'Dinner Ladies'라는 제목의 시트콤 프로그램이 있었고 호주에서는 '가정식 식사 배달 서비스'라는 뜻으로 쓰인다. ‘School dinner’라고 하면 일몰 때의 저녁이 아니라 점심식사를 뜻한다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하버드 대학의 사투리 여론 조사를 보면 미국인 사이에서 ‘dinner’와 ‘supper’의 차이가 없다는 인식(35%)이 많다. ‘supper’라는 단어를 거의 쓰지 않는 미국인도 많으며(33%) 점심때부터 저녁 사이에 거나하게 차려 먹는 것이라는 대답(12%)도 있다. 적어도 미국인은 정오 무렵의 식사는 크든 작든 ‘lunch’라고 부르고 오후 5~7시의 식사는 ‘dinner’나 ‘supper’인데 ‘dinner’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인다. By the way, Happy Thanksgiving, readers!(어쨌든 행복한 추수감사절 되시길, 독자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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