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어민들이 26일 중국어선 불법조업에 따른 피해 보상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며 대규모 해상 시위를 벌였다.
어민들과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백령도와 대청도 등 어민들로 구성된 ‘서해5도 중국어선 불법조업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쯤 인천 옹진군 대청도 앞바다에서 해상 시위를 벌였다. 어민 160여명, 어선 80여척이 시위에 참가했다.
이날 시위는 500~700척씩 대규모 선단을 이룬 중국 어선이 이달 초부터 백령도, 대청도 등 우리 어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조업을 벌이면서 어민 피해가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중국 어선들은 지난해까지 서해 북방한계선(NLL) 위쪽에서 주로 불법조업을 했지만 최근에는 백령도 남방 우리 어장까지 침범하고 있다. 어민이 설치한 어구를 훔치거나 훼손하고 치어까지 잡아들이는 불법조업 행태도 도를 넘고 있다는 게 어민들 주장이다. 인천경실련이 파악한 최근 한달 간 대청도 어장의 통발, 그물(안강망) 등 어구 피해액만 7억6,000만원에 이른다.
당초 어민들은 대청도에서 집결해 경인 아라뱃길을 따라 서울 여의도로 상경해 시위를 벌일 예정이었지만 경비함정 등의 제지를 받아 회항했다. 어민들은 해양수산부와 늦어도 다음달 3일까지 대책 마련을 위한 면담을 갖는 조건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위 관계자는 “한·중 불법조업 공동 단속 등 외교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해경에 단속된) 중국 어선들이 납부하는 담보금 등을 어민들을 위해 쓰는 등 경제적 피해도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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