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프리츠가 나치를 연상시켰다는 소식이 미국에 이어 독일에도 퍼졌다.
독일 신문 디 벨트는 25일 새벽(한국시간) 나치 유니폼을 입은 소녀밴드란 제목 아래 프리츠 의상 논란을 소개했다. 미국 경제신문 월스트리트저널도 14일 프리츠가 나치를 연상시켰다고 보도했었다.
프리츠는 지난 2일 부산경마공원에서 왼 팔뚝에 완장을 찬 채 노래했다. 붉은 완장에는 흰색 원이 있는데 원 안에 X 표시를 했다. 디 벨트는 나치를 연상시키는 프리츠 의상이 한국은 물론이고 외국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츠가 착용한 완장이 나치 하켄크로이츠(Hakenkreuz)를 닮았다는 뜻이다.
욱일승천기가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한다면 하켄크로이츠는 나치즘을 대표하는 문양이다. 히틀러를 당수로 삼았던 독일 정당 나치는 1920년 창당 과정에서 당을 상징하는 문양으로 갈고리(Haken) 모양의 십자가(Kreuz) 하켄크로이츠를 선택했다. 하켄크로이즈는 아리안 인종주의와 차별주의를 나타내는 상징이었다.
프리츠 소속사 팬더그램은 하켄크로이즈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소속사 관계자는 “속도 제한 교통 표지판에서 착안했다”면서 “십자가 직선 끝 부분은 화살촉 모양으로 네 방향으로 뻗어 나가려는 의지를 담았다”고 해명했다. 이유야 어찌 됐든 프리츠는 태평양과 인도양 너머 미국과 독일에도 알려지게 됐다.
일본 록밴드 기시단은 2011년 나치를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고 MTV에 출연해 논란을 일으켰다. 기사단은 당시 폭주족 복장에 왼 팔뚝에 빨간 완장을 찼었는데, 유대인 단체는 나치를 연상시킨다며 비판했었다. 기시단 소속사 소니 뮤직은 “어떤 종류의 이데올로기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도 “기시단 복장으로 인해 괴로워했을 이들에게 사죄한다”고 해명했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는 나치 카페가 영업하기 시작했고, 대만에서는 나치 만세란 이름을 가진 소시지가 팔렸었다. 태국에서는 2011년 학생들이 나치를 연상시키는 행진으로 물의를 빚었다. 아시아 각국은 일본 침략을 직접 겪었지만 나치로 인한 피해를 경험한 적 없다. 이런 까닭에 욱일승천기에 대한 반감은 크지만 하켄크로이츠에 대한 반감은 적은 편이다.
이상준기자 ju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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