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에’는 이번 사건으로 독도 노래가 돼 버렸고 그 덕분에 한국 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세계 사람들이 듣기에 이 노래는 평화를 염원하는 노래죠. ‘그날에’가 모든 이에게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노래가 됐으면 합니다.”
가수 이승철은 9일 일본을 방문했다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입국을 거부당했다. 그러나 24일 서울 삼청동에서 기자들과 만난 가수 이승철은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사건이 알려진 후 국회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일본에 유감을 표명하는 등 파장이 컸다. 이승철은 “이번 일로 독도지원센터 설치가 다시 추진된다고 들었는데 나름 역할을 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승철은 8월 15일 탈북청년합창단 위드유와 함께 통일과 평화를 염원하는 노래 ‘그날에’를 독도에서 불렀다. 이 때문에 일본 측이 이승철을 독도 관련 인사로 분류해 입국을 거부한 것으로 그는 추정하고 있다. 가수 활동을 위해서가 아니라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했음에도 일본 출입국관리소에서 자신을 알아보고 대마초 흡연 경력 등을 구실로 입국을 제지했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그는 주장한다. 이승철은 “문화계 인물들까지 정치적 이유로 엮어 일본에 못 들어오게 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내년이 데뷔 30주년이라 세계 순회공연을 준비하고 있어요. 일본에서도 공연하려고요. 당연히 ‘그날에’도 불러야죠.”
이승철은 ‘SBS 스페셜’을 통해 김천소년교도소 합창단을, ‘송포유’를 통해 성지고등학교 합창단을 지휘했다. 그는 두 합창단을 지휘하면서 “희망을 잃은 학생들에게 노래가 희망이 될 수 있음을 직접적으로 느꼈다”고 술회했다. 그런 그에게 탈북 청년들이 먼저 찾아와 독도에서 통일 노래를 합창하자고 제안해 왔다. 하지만 이승철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이 친구들에게 꿈을 이루는 경험을 하게 해 주고 싶었습니다. 미국의 유엔 본부도 방문하고 하버드 대학에 있는 기념 교회에서 합창 공연도 했죠.” 이 과정을 모두 영상으로 담아 내년 1월 8일 KBS를 통해 방송할 예정이다.
이승철은 현재 진행중인 연말 콘서트 투어 공연의 마지막에 항상 ‘그날에’를 부른다고 한다. 홍콩에서 열릴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에서는 이 곡을 홍콩 소년 합창단과 함께 공연할 예정이다. 그는 “모든 이들이 감동하고 눈물을 흘리는 ‘그날에’ 같은 곡을 만드는 것은 모든 뮤지션들의 꿈”이라며 “이런 노래가 나에게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고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승철은 1985년 미국의 아티스트들이 모여 기근에 시달리는 에티오피아를 위해 녹음한 자선곡 ‘위 아 더 월드’처럼 ‘그날에’를 여러 가수들과 함께 부르고 싶다고 밝혔다. “최대한 많은 아티스트들이 모여서 이 노래를 했으면 좋겠어요. 가수뿐 아니라 김연아나 류현진처럼 한국의 세계적인 스포츠스타들도 같이 참여해줬으면 해요.” 인현우기자 inhyw@hk.co.kr
● 이승철이 이야기한 '위 아 더 월드'가 굼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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