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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 결제만 봇물...카드사들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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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 결제만 봇물...카드사들 "울고 싶어라"

입력
2014.11.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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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승인은 10억9000건

작년보다 14% 늘었지만

평균 결제액은 4만5175원으로 줄어

카드사들 "역마진 우려" 전전긍긍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적은 금액도 신용카드로 자주 계산하는 ‘소액 다건(多件)’ 결제 패턴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카드 사용이 훨씬 보편화되고 있다는 얘기지만 카드사들의 표정은 어둡다. 카드사의 입장에선 일정 금액 이하 소액의 경우 긁으면 긁을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인 탓이다. 그렇잖아도 수수료가 적은 체크카드 사용 비중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데다 최근 대형 가맹점과의 수수료 재협상 과정에서도 입지가 좁아진 카드업계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인 셈이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카드승인 건수(10억9,000만건)는 1년 전보다 14.2%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카드승인 금액(49조2,400억원)은 7.5%(3조4,2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쳐 평균 결제금액(4만5,175원)은 5.9% 줄었다. 소비자들이 카드로 구매하는 금액은 늘었지만 예전보다 소액으로 자주 카드를 긁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체크카드 승인건수(3억9,000만건)가 24.4%나 급증해 체크카드 확산과 함께 카드 전체의 ‘소액 다건’ 결제 추세도 심화되는 걸로 나타났다.

소액 결제는 카드사 수익에 부정적이다.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에서 건당 평균 100원 이상을 매번 밴(VANㆍ가맹점과 카드사 간의 승인데이터 중계업체)사에 지급해야 한다. 실제 신용카드로 3,000원짜리 물건을 살 때 카드사는 2.12%(작년 평균 수수료율 적용시)에 해당하는 가맹점 수수료 63.6원을 받는데 이 중 100원을 밴 수수료로 주고 나면 정작 카드사는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건당 1만원 이하 결제는 카드사에 역마진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그렇다고 고객 편의를 져버리고 소액 결제 막을 수도 없기 때문에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속 상한 카드사와 달리 밴사는 소액결제가 반갑다. 최근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1개 주요 밴사의 지난해 매출(1조2,150억원)은 2009년(5,574억원)보다 2.2배나 급증했다. 정훈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부 카드사는 이미 일시불과 할부 영역에서 마이너스 수익을 내고 있다”며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수익으로 균형을 잡고 있지만 이런 구조가 언제까지 갈 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소액 결제를 주도하고 있는 체크카드의 경우 신용카드에 비해 수수료가 현저히 낮은 수준이어서 카드사로서는 이중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 순이익은 2010년 2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8,000억원까지 감소했다. 또 가맹점 수수료율이 계속 하락하면서 카드사 수익에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7.6%로 2010년(52.1%)보다 줄었다.

카드사는 장래 수익기반 상실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관련 가맹점 수수료율을 둘러싸고 현대차와 맞붙었던 KB국민카드가 기존 1.85%였던 수수료율을 1.5%로 낮춘 것은 불안한 전조다. 앞으로 다른 대형 가맹점들도 다투어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카드사의 수익 감소는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된다”며 “카드시장 구조 개선 등 보다 합리적인 방법을 고안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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