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부모 5명 중 1명은 자녀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나 애정표현을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제적 형편이 어려울수록 애정표현에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이 만 17세 이하 아동을 양육하는 4,007가구를 상대로 조사한 ‘2013 전국아동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아동이 원할 때 애정표현을 하거나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음’이란 항목에 주 양육자의 20.1%(801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주 양육자의 93.7%가 어머니이며 이들의 절반(49.4%)이 근로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에 치여 아이에게 애정표현을 하지 못하는 워킹맘들의 아픔이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이런 행위는 ‘방임’ 유형으로 분류됐다.
우리나라 전체 주 양육자를 966만명으로 잡으면 202만명 가량이 아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으며 살고 있는 것이다. 애정표현을 ‘1년에 한 두 번 정도’한다는 응답자도 10.2%였으며, ‘두세 달에 한 두 번’은 5.3%, ‘한 달에 한 두 번’은 2.7% 등으로 나타났다.
같은 질문에 응답한 아이(9~17세) 2,009명 중 22.6%(455명)가 ‘우리 엄마 아빠는 사랑한다는 말이나 애정표현을 하지 않았다’고 답해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경제적 형편에 따라 애정표현도 차이가 났다. 기초수급가구와 차상위계층인 빈곤가구 중 아동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 주 양육자는 34.9%에 달했지만 일반 가구의 경우는 19.5%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가족유형에 따라서도 한부모 및 조손가족(31.2%)이 양부모가족(18.8%)보다 애정표현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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