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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 없는 플라스틱, 美와 세계시장 양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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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 없는 플라스틱, 美와 세계시장 양분

입력
2014.11.2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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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 고기능성 PETG 주력

태광산업, 저융점 섬유 공장 준공

효성, 탄소섬유 개발에 대대적 투자

SK케미칼은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진 비스페놀A를 함유하지 않은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친환경 바이오 소재인 '에코젠'이 포함된 유아용 식기의 경우 출시 2년 만에 매출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SK케미칼 제공
SK케미칼은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진 비스페놀A를 함유하지 않은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친환경 바이오 소재인 '에코젠'이 포함된 유아용 식기의 경우 출시 2년 만에 매출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SK케미칼 제공

기업들의 친환경 경영이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고 재생 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고전적 방식을 뛰어넘어 첨단기술을 결합해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소재 무게를 대폭 줄여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남는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다시 활용하는 기술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환경 호르몬을 배출하지 않는 플라스틱이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으며, 연비를 높이기 위한 자동차회사들의 투자도 다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친환경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주요 기업들의 사례를 3회에 걸쳐 소개한다.

가볍고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소재

SK케미칼은 고기능성 플라스틱인 PETG 생산을 바탕으로 친환경 소재 분야를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다. PETG는 투명성이 높고 내열성과 내화학성, 가공성이 우수해 화장품과 식품의 용기, 각종 생활용품부터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PETG 소재는 환경호르몬 물질로 알려진 비스페놀A를 함유하고 있지 않아 식품용기와 물병 등 건강이나 위생과 직결되는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PETG는 폴리카보네이트(PC)의 대체소재로 부각되고 있는데, PC의 주원료인 비스페놀A가 국내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에서 유아용 젖병 제조에 사용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은 2001년부터 PETG 계열의 소재를 생산해 현재 미국업체와 세계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SK케미칼은 2009년부터 PETG 소재에 환경 친화적인 바이오 물질을 섞은 ‘에코젠’이라는 바이오 소재를 선보이기도 했다. 에코젠은 곡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물질을 함유해 인체에 무해하고 석유제품 사용량도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 에코젠이 포함된 유아용 식기의 경우 출시 2년 만에 매출이 10배 이상 증가하는 등 유아용품과 물병의 인기가 특히 높다. SK케미칼 측은 “자녀들이 유아용 식기에 매일 음식을 담아서 먹기 때문에 부모들은 제품 소재까지 꼼꼼히 따진다”고 전했다.

태광산업도 24일 울산공장에서 준공식을 갖고 친환경 소재로 주목 받는 저융점 섬유(Low Melting FiberㆍLMF)를 본격적으로 생산한다. LMF는 섭씨 100도 안팎의 온도에서도 쉽게 녹는 접착용 섬유소재로 2020년까지 매년 9%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LMF를 사용하면 본드와 같은 화학 접착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트렁크와 천장과 같은 자동차 내장재, 매트리스와 소파 등 위생용품, 기저귀와 생리대 등 생활용품에 주로 사용된다. 태광은 LMF의 원료인 고순도테레프탈산(PTA)를 직접 생산하고 있어 수직계열화에 따른 원가경쟁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1차적으로 300억원을 투자했다. 태광 관계자는 “현재 세계시장을 국내업체와 일본업체가 양분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효성은 탄소섬유를 미래 먹거리 사업분야로 결정하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탄소섬유의 무게는 철의 25% 수준이지만, 강도와 탄성은 10배 정도 강해 첨단 소재로 부각되고 있다. 자동차와 항공기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어 연비를 향상시키고 오염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다. 특히 가볍고 열에 강하다는 특성 때문에 건축물과 소화기, 산소통, 테이블, 골프채 등 응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 효성이 24일 전북 전주시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을 열고 202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것도 탄소섬유 사업의 성장가능성을 주목했기 때문이다. 탄소섬유 산업은 매년 12%씩 성장해 2030년에는 세계시장 규모가 1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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