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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또래 간 성폭력이 급증한 이유, 문제해결보단 쉬쉬하며 넘어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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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또래 간 성폭력이 급증한 이유, 문제해결보단 쉬쉬하며 넘어가기 때문"

입력
2014.11.25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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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소방안 찾기 117인 원탁토론회

전문 인력·기관 확충 등 대책 제시

한국청소년문화센터협의회가 25일 서울시청에서 연 ‘성폭력에 대한 우리사회 통념 해소방안 찾기 117인 원탁토론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축사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청소년문화센터협의회가 25일 서울시청에서 연 ‘성폭력에 대한 우리사회 통념 해소방안 찾기 117인 원탁토론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축사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모 중학교 1학년인 A양은 얼마 전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익명의 누군가로부터 성적인 언어와 욕설로 가득한 메시지를 받고 깜짝 놀랐다. 다음날엔 집으로 찾아와 강간하겠다는 협박과 성기 사진까지 보내왔다. A양의 친한 친구도 같은 메시지를 받았다. 안되겠다 싶어 학교에 신고해 범인을 잡고 보니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의 남학생이었다.

청소년의 또래간 성폭력이 크게 늘고 있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청소년의 성적 욕구 표출과 성적 행위에 대한 수위는 날로 높아지는데, 적극적인 성교육 등을 통한 문제해결보다는 쉬쉬하며 넘어가려는 소극적 대응이 문제를 키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5일 서울시립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19세 미만 청소년을 성추행 한 혐의로 청소년이 법원의 판결을 받은 사건은 782건으로 2002년 60건과 비교해 13배 이상 증가했다. 아하센터 측은 “과거 피해자들이 성폭력 사건 자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신고하지 않아 묻힌 사건들이 최근 성교육 등을 통해 신고나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큰 증가이유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중학교에서의 성폭력 사건 발생 비율이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초ㆍ고교에서 발생한 성폭력 징계사건은 각각 12건이 발생한 반면, 중학교의 발생 건수는 103건이었다. 올해 7월말 기준으로도 초ㆍ고교의 성폭력 징계사건 발생 건수는 각각 10건을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중학교는 이미 60건을 넘어섰다.

청소년의 가해 행동은 음란물 모방, 타인 앞에서의 성적 행동, 사진찍어 SNS로 공유하기, 학교폭력과 연계된 집단 성폭력 등 다양한 양상을 띄고 있다. 아하센터가 이달 12~17일 서울 시내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5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중복가능) 언어적 성희롱이 전체 피해 유형의 51%를 차지했고, 음란물 수신 및 희롱(43.4%)과 원치 않는 신체부위 추행(29.6%) 등이 뒤를 이었다.

2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성폭력에 대한 우리사회 통념 해소방안 찾기 117인 원탁토론회’에서는 청소년들의 또래간 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으로 전문인력과 기관의 확충이 가장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명화 아하센터장은 “한쪽은 엄벌을 원하고, 한쪽은 덮기를 원하고 있다. 사건 처리에 있어 피해자 부모, 경찰, 교사 등의 입장이 모두 다르다”며 “이를 조율할 전문인력과 기관이 최근 사건의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부모자격으로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C씨는 “평소에는 피해자 부모라 밝히면 저와 아이에게 색안경을 끼고 보는 듯한 시선을 느끼곤 한다”며 “떳떳하게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이런 분위기가 학교 등 여러 곳으로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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