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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180도 바꾼 정영삼의 부상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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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180도 바꾼 정영삼의 부상 투혼

입력
2014.11.2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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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9연패 뒤 4연승...유도훈 감독 "난 참 행운아"

인천 전자랜드 정영삼(31ㆍ188㎝)은 현재 몸 상태가 말이 아니다. 왼 팔꿈치 인대는 파열됐고, 오른 엄지 발가락은 퉁퉁 부었다. 하지만 의사의 권유에도 수술은 포기했다. 치료를 받으며 코트에 나서고 있다. 팀 내 최고 연봉자(4억원), 중고참으로서 책임감 때문이다.

정영삼은 전자랜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매 경기 10점 이상을 넣을 수 있는 유일한 토종 선수다. 후배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 훈련 모습, 평소 인성 등 어린 선수들이 느끼는 게 많다.

전자랜드가 9연패 뒤 4연승으로 완연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순위도 5위(7승10패)까지 치고 올라왔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전체 삭발에도 좀처럼 이길 줄 몰랐던 팀이 180도 달라졌다. 12일 부산 KT, 16일 서울 삼성을 꺾었다. 20일엔 고양 오리온스를 제압하더니 23일에는 오세근이 버티고 있는 KGC 인삼공사도 물리쳤다.

정영삼은 연승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던 인삼공사전에서 31분46초를 뛰었다. 22점을 퍼부으며 올 시즌 4번째 20점 이상 경기를 했다. 1쿼터 무득점에 그친 그는 2쿼터 9점, 3쿼터 8점, 4쿼터엔 5점을 넣었다. 5개의 2점슛을 시도해 4개를 성공했으며 3점슛도 4방이나 나왔다.

유도훈 감독은 요즘 입에 침이 마르도록 정영삼을 칭찬하고 있다. 그는 “이런 선수를 데리고 있다는 것이 참 행운이다”며 “(정)영삼이를 중심으로 선수단이 똘똘 뭉친 모습”이라고 했다.

팀의 주장 리카르도 포웰도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까지 갖춘 선수다. 팀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고 박수를 보냈다.

전자랜드는 높이가 좋은 팀이 아니다. 유 감독은 몇 년째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박스 아웃 등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한 발짝 더 뛰고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상대 팀의 높이에 맞설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연패 기간 중에는 이 같은 ‘기본’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전자랜드의 강점인 조직력과 응집력도 기대 이하였다. 하지만 정영삼의 투혼에 나머지 선수들이 스스로 움직이고 있다. 전자랜드 농구가 살아났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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