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몽콕(旺角) 지역에 설치한 바리케이드가 25일 철거됐다. 시위대 80여명은 철수를 거부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이는 지난 9월 28일 도심 점거 시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홍콩과 중국 매체에 따르면 홍콩 법원 집달관 20여명과 인부 수십명이 이날 몽콕 아가일(亞皆老) 거리에서 시위대의 바리케이드를 철거했다. 몽콕은 시위대 본진이 자리한 애드미럴티(金鐘)지역과 함께 시위대의 주요 점거 시위지 중 하나였다. 이날 철거는 지난달 홍콩 고등법원이 애드미럴티(金鐘) 지역의 시틱(중신ㆍ中信)타워 앞과 몽콕 지역의 아가일 거리 및 네이선(彌敦) 거리 등 3곳의 점거를 풀라고 명령한 데 따른 것이다. 시탁타워 앞의 바리케이드는 이미 지난 18일 철거됐다.
시위대는 오전 중 ‘진정한 보통 선거를 원한다’와 같은 구호만 외친 채 철거 작업을 방해하지 않았지만, 오후 들어 철거 지역이 넓어지자 일부 지역에서 철수를 거부한 채 버텼다. 이에 집달관이 경찰에 협조를 요청해 시위대 20여명을 불법 집회 등 혐의로 체포하고서 후추 스프레이를 사용해 수백명의 시위 참가자들을 철거 예정지 밖으로 밀어냈다. 이후 경찰은 인근 포틀랜드 스트리트를 점거한 시위대 50여명을 추가로 체포하고서 해산 작업을 벌였다. 법원은 26일 네이선 거리의 바리케이드도 철거하겠다는 계획이다.
렁춘잉 행정장관은 이날 행정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경찰의 대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표했다. 경찰은 이날 시위대의 철거 저지에 대비해 경찰관 약 4,000명을 대기시켰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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