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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니카라과 운하로 중남미 영향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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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니카라과 운하로 중남미 영향력 강화

입력
2014.11.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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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대서양 잇는 길이 277km 폭 520m 규모 총 예산 55조원 투입 예정

자금줄 홍콩 회사는 中 정부와 연관, 남아메리카 국가에 영향력 확대 속셈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니카라과 운하 착공을 앞두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파나마 운하의 확장 공사에도 불구하고 가까운 거리에 또 다른 대규모 운하를 건설하는 데는 지정학적 목적을 노린 중국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CNN은 다음달 22일 착공에 들어가는 거대한 니카라과 운하의 진정한 건설 주체는 니카라과 정부가 아니라 중국이라고 보도했다.

니카라과 운하는 지난 수백 년 동안 아이디어 수준에 머물러온 대역사다. 비현실적인 평가를 받아온 이 건설 사업의 자금줄부터 주목할 만 하다. 니카라과 운하는 홍콩니카라과운하개발(HKND)이 건설권과 50년 운영권을 가지고 있다. 중국 통신장비제조업체인 신웨이(信威)공사를 경영하는 왕징(王靖ㆍ40)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컨소시엄이다. 왕징은 중국 정부와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으나 많은 사람들이 그를 안보 전략 차원에서 주요 물동량 확보 루트를 찾는 중국의 대리인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중국은 니카라과를 가로지르는 운하를 건설해 주변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중남미의 자원과 부에 관심을 보여 왔고 미국을 대신해 브라질, 칠레 등의 주요 교역 파트너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특히 이번 운하 건설처럼 각종 이권이 걸린 국가 사업에 진출하면서 중남미에 중국의 막대한 자본이 유입되고 있다. 경제적 유대는 곧 정치적 유대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실제로 니카라과 운하 건설 사업은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부를 것으로 기대된다. 카리브해 연안의 푼타 고르다에서 니카라과 호수를 가로질러 태평양 연안의 브리토를 잇는 이번 사업은 공사 기간만 5년이다. 운하는 길이 277㎞, 폭 520m, 깊이 27m에 달한다. 3만명의 노동자들이 동원돼 파나마 운하보다 더 길고, 넓고, 깊게 건설될 예정이다. 니카라과 운하 건설에 들어가는 돈은 500억달러(55조5,450억원)로 니카라과 경제 규모의 4배에 이른다. 다니엘 오르테 니카라과 대통령은 “이번 사업이 국가 발전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며 “수천 수만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국가 경제 발전의 장기적인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논란도 따른다. 니카라과 내에선 운하 건설을 놓고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2년 중국에서 운하 건설이 처음으로 논의된 뒤 이듬해인 2013년 바로 계약이 체결됐다. 운하가 들어서면 당장 삶의 터전을 잃게 될 지역 주민들에게 제대로 상황을 알릴 시간도 부족하다. 일각에선 돈 때문에 국가의 자주권을 포기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환경단체들의 반발도 거세다. 운하 건설로 중미의 주요 상수원 공급처인 니카라과 호수가 오염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 오염을 이유로 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미주인권위원회의 한 변호사는 “정부가 중국에 우리를 팔았다”고 CNN과의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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