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인신매매 피해자 중 70%가 여성이며 3명 가운데 1명은 18세 미만이라는 유엔 보고서가 24일 나왔다. 특히 세계 각국의 인신매매 처벌 수준이 상당히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유엔 마약ㆍ범죄사무국(UNODC)가 이날 발표한 ‘2014 세계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인신매매 피해자는 주로 성적 착취와 강제 노동, 장기 매매 등에 이용된다. 인신매매 당하는 어린 아이들은 전쟁터에서 전투원으로 동원되거나 마약 밀매 등 현장에 끌려가기도 한다.
보고서는 올해 124개국에서 4만여명의 인신매매 피해자가 확인됐고 이들 국적은 최소 152개국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 국가 중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는 2003년부터 2006년 사이 인신매매가 20%나 늘어났으며 특히 아동 인신매매 피해자 62%가 이들 국가 출신으로 분석됐다.
인신매매 대부분은 국가를 넘나들며 행해졌다. 피해자 10명 중 6명이 출신국이나 거주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착취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국경 부근에서 인신매매가 활발했으며 대륙을 횡단하는 인신매매도 다수였다.
각 지역별로 성행하는 인신매매 형태도 달랐다. 유럽이나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인신매매를 당한 피해자들은 대부분 성적 착취에 이용된 반면, 동아시아나 태평양 지역 내 피해자들은 시장 등에서 노동력을 착취 당했다. 미국에서는 성적 착취나 강제 노동이 비슷한 비율로 행해졌다.
보고서는 파악된 수치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인신매매를 막으려는 노력에도 처벌 건수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자국 법망에 의해 인신매매로부터 보호되지 못하는 이들이 2억명에 달하지만 유엔이 조사한 128개국 가운데 15%는 인신매매 범죄 처벌 실적이 한 건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유리 페도토프 UNODC 사무처장은 “불행히도 이 보고서는 인신매매로부터 안전한 곳이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현대판 노예제도의 실상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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