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미와 열정으로 후배들 이끌어...39세 방신봉은 블로킹 3위 저력
단독 3위로 올 시즌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국전력에는 에이스 전광인(23), 서재덕(25) 외에도‘관록’의 센터진이 버티고 있다. 후인정(40), 방신봉(39), 하경민(32)이 그 주인공이다.
프로배구 V-리그 최고참 선수들을 이끄는 신영철(50) 한국전력 감독은 “센터들이 나이가 많아 주변에서 체력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한다. 하지만 체력은 큰 문제가 안 된다”며 “노련미와 배구를 이해하는 눈만 있다면 그 만큼 체력 소모가 크지 않다”고 역설했다.
‘원조 거미손’방신봉이 증거다. 방신봉은 젊은 후배들을 제치고 블로킹 부문 3위(세트 당 평균 블로킹 개수 0.69)에 올라있다. 그의 힘찬 세리머니 만큼 노장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신 감독은 “방신봉은 전성기 때만큼의 블로킹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보는 눈이나 손 모양이 여전하다”고 칭찬했다.
후인정은 지난해 현대캐피탈에서 은퇴했다가 한국전력으로 다시 복귀했다. 공격수에서 센터로 변신해 여전히 코트를 지키고 있다. 선수 시절 라이벌이었던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과 동갑이니, 선수로서는 ‘원로’ 격인 셈이다. 함께 뛰었던 신진식 역시 삼성화재 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후인정에게 ‘한번 더 하자’라고 설득한 사람은 신 감독이다. 신 감독은“후인정의 높이는 여전히 떨어지지 않는다. 서브, 토스도 괜찮다. 삼성이나 LIG손해보험처럼 타점이 높은 팀을 상대할 때는 후인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경민 역시 방신봉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다. 큰 포인트를 내는 것은 아니지만 승부처마다 꾸준히 블로킹과 속공을 터뜨려 붙박이 주전 센터로 이름값을 다 하고 있다.
신 감독은 “고참들이 훈련도 제일 열심히 하니까 어린 선수들이 게으름을 피울 수 없다. 내가 이들에게 참 고맙다”며 웃었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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