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인권 압박 불편한 심기 반영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미제살인귀’ ‘식인종’ 등 원색적 표현으로 미국을 비난했다. 김 위원장 취임 후 미국을 직접 비난한 사실이 북한 매체에 보도된 것은 처음이다. 북한 인권결의안 통과 등 대북 압박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김 위원장의 황남 신천박물관 방문 사실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미제가 신천 땅에서 감행한 대학살만행은 미제침략자들이야말로 인간살육을 도락으로 삼는 식인종이며 살인마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 인민은 신천을 비롯한 공화국 북반부의 수많은 지역들에서 미제 살인귀들과 계급적 원수들이 감행한 야수적 만행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통은 전했다.
신천박물관은 6.25 전쟁 기간인 1950년 10월 황해도 신천군에서 민간인 3만5,000여명이 학살된 사건과 관련된 시설이다. 북한은 이 박물관을 반미 교양시설로 활용해왔다. 김 위원장의 방문에는 김기남 노동당 비서, 리재일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여동생 김여정이 동행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이 미국을 직접 비난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북한 매체를 통해 김 위원장의 직접 발언을 공개한 것은 최고 인권탄압국이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되치며 체제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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