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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대국 중국 담배와 전쟁 나섰다

입력
2014.11.2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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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차원 공공장소 금연 법규 마련

‘흡연 대국’ 중국이 담배와의 전쟁에 나섰다. 그러나 마오쩌둥(毛澤東)이나 덩샤오핑(鄧小平)처럼 담배를 피워야 사내 대장부라고 여길 정도로 일상 생활에 깊게 자리잡은 중국의 흡연 문화가 하루 아침에 바뀔 지는 의문이다.

국무원 법제판공실이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가 실내 공공장소의 흡연을 일괄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공장소 흡연 규제 조례안’을 공포하고 의견 청취에 들어갔다고 신화통신이 25일 전했다. 중국이 전국을 대상으로 한 금연 관련 행정 법규를 마련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이 조례는 전국의 모든 실내 공공장소를 비롯 대학 실외 교육공간, 모자 보건기구, 소아과와 산부인과 실외공간, 운동장의 실외 관중석, 버스정류장 등 대중교통수단의 실외 대기장소 등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또 관광지와 유적, 공원, 등에서도 별도로 설치된 흡연 구역이 아닌 곳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0~500위안(9,000~9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중국에선 이미 일부 지방정부에서 공공장소 금연 등을 시행중이지만 워낙 흡연 인구가 많아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의 흡연인구는 3억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성인 남성 흡연율은 50%가 넘고, 15세 이상 남녀 흡연율도 30%에 육박하고 있다. 최근 한 조사에선 담배를 피우는 중고생의 수가 1,000만명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간접흡연 피해자도 7억4,000여만명이나 된다. 폐암 등 흡연과 관련된 질병으로 숨지는 사람은 매년 136만6,000여명에 이른다. 세계보건기구는 2025년엔 중국에서 연간 200여만 명이 흡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인은 마오쩌둥 전 주석이 담배를 물고 살다시피 하는 것을 TV를 통해 보며 흡연을 자연스레 받아들여왔다. 덩샤오핑도 흡연을 즐겼지만 93세까지 장수한 점을 내 세우며 흡연과 건강은 상관이 없다고 반박하는 이도 많다. 심지어 갓난아이 앞에서 아무 거리낌없이 담배를 피우는 아빠도 적잖다. 금연 운동이 활발해질 경우 국가 수입이 줄어들 것이란 점도 정부가 그 동안 소극적 태도를 보인 한 배경이다. 지난해 중국의 담배 관련 재정 수입은 8,160억위안(약 147조원)이나 됐다.

이에 따라 이번 흡연 규제 조례안엔 국가기관 고위 간부들과 교사, 의사 등이 담배를 갖고 다니며 피우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TV드라마를 통해 흡연 장면을 내 보내는 것도 규제하기로 했다. 또 담배를 광고할 수 있는 곳도 크게 제한된다. 신화통신은 이번 흡연 규제 조례안은 ‘종이호랑이’가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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