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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과 사르트르의 'B-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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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과 사르트르의 'B-C-D'

입력
2014.11.2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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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은 B-C-D’라고 했다. 태어나(Birth) 죽기(Death)전까지 끊임없는 선택(Choice)의 연속이라는 의미다.

양현종(26ㆍKIA)의 포스팅 수용 여부를 놓고 구단과 선수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KIA는 24일 광주 구단 사무실에서 양현종과 만났으나 전날에 이어 입장 차만 확인하고 테이블을 접었다. 양현종은 당연히 “미국에 진출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KIA는 “구단 상황도 좋지 않고, 해외진출을 허용할 명분이 없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일부 미국 언론에 따르면 양현종의 포스팅 최고 응찰액은 150만달러 안팎이다.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김광현(26ㆍSK)과의 독점 협상권을 따내기 위해 써낸 200만달러 보다 적은 금액이다. 150만달러는 우리 돈으로 16억7,000만원이다. KIA가 이 돈을 받고 떠나보기에는, 그야말로 명분이 서지 않는 셈이다.

김광현은 SK 구단이 시즌 종료와 함께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허용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열어 운이 좋았다. 사장, 단장까지 총출동 해 “보내주겠다”고 약속했으니, 기대에 못 미치는 금액에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허용한 측면이 크다. 그러나 KIA는 기자회견 따윈 없었다. “가급적 선수의 뜻을 존중하겠지만, 포스팅 금액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150만달러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그리 큰 돈이 아니다. 10구단 KT가 ‘특별 지명’으로 각 구단의 ‘보호 선수 명단(20명)’에 들지 못한 선수를 영입하면서 해당 구단에 주는 돈이 10억원이다. 프로야구단 1년 운영비가 많게는 400억원까지 들어간다고 할 때, 이 돈은 25분1 수준이다.

더욱이 지난해 강민호(29ㆍ롯데)는 FA 시장에서 사상 첫 75억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 장원삼(31)은 역대 투수 최고액 60억원의 돈방석에 앉았다. 양현종이 구단의 동의를 얻기 위해선 장원삼 정도의 투수를 잡을 수 있는 자금, 즉 최소 500만 달러가 필요해 보인다. 극단적으로 말해 150만달러는 ‘보호 선수’ 안에 들지 못한 1.5군 선수들을 내주면서 얻은 금액과 엇비슷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고 응찰액 수용 여부를 28일 오전 7시까지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에 통보해야 한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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