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배자 중 차남 혁기씨만 남아
수백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 최측근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가 검찰에 자수 의사를 밝히고 25일 자진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직후인 4월 21일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지기 전 미국으로 출국, 잠적한 김씨는 최근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자수 의사를 밝혔다. 김씨는 25일 오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공항을 떠나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가 자진 귀국하면 공항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할 방침이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 대표를 지낸 김씨는 유씨 일가 계열사 전·현직 임원들이 법정에서 “범행을 지시했다” “사실상 회사 대표”라고 지목한 인물이다. 송국빈(62) 다판다 대표 측 변호인은 앞서 법정에서 “김필배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피고인은 회사 직원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동환(48) 아이원아이홀딩스 이사 측 변호인도 “대표인 김필배의 지시에 의해 범행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세월호 참사 이후 김씨의 횡령 및 배임 혐의를 포착하고 수 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김씨가 소환 조사에 불응하자 체포영장을 발부 받고 여권을 무효화했다. 또 국토안보수사국(HSI) 등 미국 사법당국에 요청해 김씨의 체류자격을 취소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령도 내렸다.
김씨는 7개월간의 해외 도피로 지친데다 유씨 일가와 측근들에 대한 1심 재판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자수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자진 귀국하면 현재 수배 대상자 중 검거되지 않은 유씨 일가와 측근으로는 유씨 차남 혁기(42)씨만 남는다. 유씨의 종교ㆍ사업상 후계자로 알려진 혁기씨는 김씨와 함께 계열사 경영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파악한 혁기씨의 횡령 및 배임 등 범죄혐의 액수는 559억원에 이른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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