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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회사의 비행기 생산, 혼다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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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회사의 비행기 생산, 혼다의 실험

입력
2014.11.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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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가 올 6월 시험비행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가는 5인승 소형비행기 '혼다젯'. 가격은 약 45억원으로 책정됐다.
혼다가 올 6월 시험비행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가는 5인승 소형비행기 '혼다젯'. 가격은 약 45억원으로 책정됐다.

자동차 회사 중에는 이채로운 전력을 지니고 있는 곳들이 적지 않다. 오펠은 재봉틀, 푸조는 생활용품, 토요타는 직물을 만드는 직조기, 볼보는 볼 베어링을 만들던 회사였다.

반면 사브(SAAB)와 스바루(SUBARU) 등은 제2차 세계대전 후 군용기 생산에서 민수용 제품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자동차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과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차를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브는 볼보와 함께 스웨덴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로 이름을 날렸다. 지금은 경영난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지만, 오랫동안 색다른 디자인과 안전에 대한 고집스러운 철학, 터보 엔진에서 나오는 뛰어난 성능으로 개성을 뽐냈다.

일본 스바루는 국내에서는 판매 부진으로 철수했지만, 외국에서는 수평대향 엔진과 4륜구동 시스템을 중심으로 기본기에 충실한 차로 자동차의 기계적 특성을 중시하는 운전자들에게 호평 받는 브랜드 중 하나다.

비록 개성 있는 차로 열성 팬을 거느릴 수는 있었지만, 두 회사는 세계 자동차 업계의 지각 변동에서 곧잘 흔들렸다. 개성이 강하다 보니 폭넓게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쉽지 않았고, 기술 투자에 쓰이는 예산 비중이 커서 상품으로서 매력에 돈을 쓰거나,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술을 중시하는 비행기 회사 시절의 분위기가 자동차를 만들면서 그대로 이어진 것이 회사를 어렵게 만들거나 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셈이다. 사브와 스바루 이외에도 영국의 브리스톨, 독일의 메서슈미트와 하인켈처럼 비행기를 만들던 회사가 자동차 생산에 뛰어든 사례는 여럿 있지만 성공 사례는 드물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일본 혼다는 사브나 스바루와는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모터사이클 회사로 출발한 혼다는 1960년대에 자동차 생산을 시작해 세계적 규모로 성장한 데 이어, 이제는 비행기 사업 분야로 발을 넓혔다. 혼다는 20년 넘는 준비와 실험을 거쳐 내년부터 직접 설계하고 생산한 비행기를 고객에게 인도한다. 비행기에서 시작해 자동차로 성공한 사례가 드문 만큼, 혼다가 자동차에서 시작해 비행기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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