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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건물에 시 청사 입주한 日 도치기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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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건물에 시 청사 입주한 日 도치기시 왜?

입력
2014.11.2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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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치기현 도치기시에 3월 문을 연 도부백화점 입구에는 ‘TOBU’라는 백화점 로고와 도치기시청이라는 간판이 함께 걸려있다. 건물 1층은 백화점, 2층 이상은 시청이 들어선 이례적인 동거는 도시의 활기를 되찾기 위한 민관합작품이다.

인구 16만명인 도치기시는 청사 노후화로 이전 혹은 재건축이 절실했지만,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신청사를 건설하는 것은 재정 부담만 가중된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초 지역 백화점이 철수한 건물을 개조, 청사를 옮겼다. 도부백화점은 이미 문을 닫은 백화점 부지에 입점하는 것을 망설였지만, 하루 1,000명이 넘는 청사 방문객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에 이끌렸다.

인구 감소에 재정건전성 악화로 고민중인 일본 지자체가 공공시설 재활용 등을 통한 도시 재생을 꾀하는 다양한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고도 성장기 지자체들이 지역 경쟁을 위해 지은 시설이 노후화하면서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지만,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재활용에 성공하는 사례들도 적지 않다.

사가현 다케오시가 일본의 대표적 비디오 대여업체인 ‘쓰타야’를 운영하는 컬처컨비니언스클럽(CCC)와 합작으로 지난 해 4월 건설한 시립도서관이 대표적이다. 저녁 일찍 문닫고 90일 이상 휴관하는 일본 도서관과는 달리 이 곳은 오전 9시~오후9시까지 연중 무휴로 개관하는 체제로 바꿨다.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독특한 도서관 시스템에 매료된 이용객은 급증, 개관 1년만에 10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다케오시는 도서관 개조비용 8억엔중 절반만 부담하는 대신 운영은 CCC에게 맡겨 매년 1억엔 이상의 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이와테현 야하바초는 220㎞에 달하는 노후 수도관 교체를 위한 우선순위 도입을 위해 주민들이 결정하는 수도서포터를 선발했다. 수도관은 매년 5㎞씩 교체할 필요성이 있지만, 재원이 부족한 탓에 우선 교체가 필요한 곳을 주민들이 직접 고르도록 해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주민들은 재해시 피난 거점이 되는 시설에 연결되는 수도관을 우선 교체토록 하자는 등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자체가 각종 시설 철거를 추진하는 계획은 1만2,251건으로 비용만 4,039억엔에 달한다. 일본 정부는 이들 공공시설 해체에 들어가는 돈을 지자체의 차입금으로 떠넘기겠다는 입장이다.

네모토 유지 도요대 교수는 “지자체가 보유한 공공시설을 보존하려면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자산을 최대한 줄이는 선택을 해야 한다”며 “민간 자본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 지가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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