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사태 후 3년 반 만에 처음
수신 늘자 고금리 대출도 증가 추세
저축은행 수신이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저금리에 갈 곳 없는 자금들이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저축은행으로 다시 몰리는 양상이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30조9,698억원을 기록해 전달(30조7,087억원) 대비 0.9% 늘어났다.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잔액이 늘어난 것은 2011년 3, 4월 이후 3년 반 만에 처음이다.
2011년 초 74조원이었던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올 7월 말 30조5,541억원으로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가 8월부터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2011년 9월 저축은행 사태 이후 올 7월까지 33개월간 연속 감소세였다”며 “최근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예금 상품을 판매하면서 수신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SBI저축은행은 이달 초 통합기념 1,000억원 한도로 최저 연 4.6%의 금리를 보장하는 적금상품을 판매해 10일 만에 조기 매진됐다. OK저축은행도 최근 최고 연 5.6%의 정기적금을 판매하면서 수신을 대폭 늘렸다.
수신이 늘어나면서 고금리 대출도 증가 추세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8월말 9조3,619억원으로 전월 대비 3.6% 늘어나면서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예ㆍ적금 고객에게 높은 이자를 챙겨주는 대신 저신용자에게는 비싼 금리로 대출해주면서 수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최근 3개월간 가계신용대출(신규취급액 기준) 중 연 25~30%의 고금리가 적용된 대출비중이 각각 99.4%, 99.1%에 달했다. SBI저축은행은 연 30~35%의 금리를 적용하는 대출비중이 41.3%나 됐다. 한은은 저축은행의 고금리 신용대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부실대출 상황 등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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