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고학력일수록 불신 크고 "소득 격차 너무 크다" 공감 많아
국민들이 우리 사회를 신뢰하는 수준은 10점 만점에 4.59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활 수준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 소득 격차가 크다고 생각할수록 우리 사회를 믿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에 대한 신뢰수준을 높여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소득격차를 완화하고, 최소한의 생활수준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통합연구센터가 펴낸 ‘복지국가, 사회신뢰의 관계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하십니까?’란 질문에 응답자들은 평균 4.59점을 줬다. ‘전혀 믿을 수 없다’(0점)와 ‘매우 믿을 수 있다’(10점) 척도 사이에서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 수준이 ‘중간’(5점)도 안 된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는 올해 7∼8월 전국 19세 이상 성인 3,648명에게 설문한 ‘사회통합 및 국민행복 인식조사’를 활용한 결과다.
연령별로는 30대(4.26점)가 가장 사회를 불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20대(4.28점) 40대(4.67점) 50대(4.82점) 60대 이상(4.97점) 순이다. 성별로는 여성(4.65점)이 남성(4.54점)보다 약간 높았다.
소득이 높고 고학력일수록 사회를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 이상은 4.41점, 고졸 4.64점, 중졸 이하는 4.82점이었다. 소득별로는 스스로를 중간층과 중상층이라 여기는 응답자들의 사회신뢰 수준이 각각 4.78점, 4.85점으로 하층(4.54점)이나 상층(4.35점)이라 여기는 응답자보다 높았다.
‘한국의 소득 격차가 너무 크다’는 항목에는 공감하는 응답자가 많았다. ‘매우 동의한다’(1점)와 ‘매우 반대한다’(5점) 사이 척도로 측정한 결과 1.76점으로 집계됐다.
자신의 생활 수준에 대한 주관적 만족도 조사에서는 응답자들이 10점 만점에 평균 5.33점을 매겼다. 경제적 상층(7.14점)은 하층(3.89점)보다 두 배 가까이 더 높은 만족도를 드러냈고, 20대(5.59점)는 60대 이상(4.77점)보다, 대졸 이상(5.80점)은 중졸 이하(4.56점)보다 삶의 만족도가 높았다.
생활수준 만족도 최하위군(0~4점) 응답자의 절반(50.4%)과 소득격차가 아주 크다고 응답한 사람의 53.7%가 사회 신뢰 수준에 하위(0~4점)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나 생활수준에 불만이 많을수록, 소득격차가 매우 크다는 인식이 강할수록 사회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
정해식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안정적이고 공평한 분배를 달성하면 어느 정도 사회신뢰 수준을 높이는 게 가능하다”며 “다만 이를 위해서는 복지국가의 재정적 부담을 야기할 수 있어 사회정책의 방향 수립과 함께 필요한 재원분담 구조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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