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승부차기 끝에 4-2승리
2차례 막아낸 박준혁 MVP에
성남, 亞 챔스 본선 진출권 따내
토너먼트 승부의 묘미는 이변이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11위로 2부(챌린지) 강등 위기에 몰린 성남 FC가 FA(대한축구협회)컵 결승에서 4위 FC 서울을 꺾고 챔피언에 올랐다.
성남은 2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서울과의 결승전에서 연장 120분까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겨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성남은 1999년(천안 일화)과 2011년(성남 일화) 이후 통산 세 번째 FA컵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덤으로 우승 상금 2억원과 내년 아시아 클럽 최강팀을 가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도 따냈다.
성남 골키퍼 박준혁(27)은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골키퍼가 MVP로 선정된 것은 2009년 이운재(당시 수원 삼성) 이후 5년 만이다.
반면 서울은 1998년 이후 16년 만에 정상에 도전했지만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서울은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를 위해 K리그 클래식에서 3위 쟁탈전을 치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서울은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서울은 전반 22분 박준혁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놓친 볼을 에스쿠데로(26)가 재빨리 빼앗아 골대를 향해 차 넣었지만 상대 수비수 곽해성(23)이 몸을 날려 막아냈다. 성남은 전반 27분 문전에서 시도한 김동섭(25)의 헤딩 슈팅이 서울 수문장 김용대(35)의 슈퍼세이브에 막혀 기회를 날렸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양 팀은 후반에도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서울은 후반 25분 오스마르(26)가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시도한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정면을 향하더니 후반 36분에는 김진규(29)의 헤딩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까지 겹쳤다.
최용수(41) 서울 감독은 먼저 승부수를 던졌다. 연장 후반전 종료를 앞두고 김용대를 빼고 승부차기에 강한 유상훈(25)을 투입했다. 김학범(54) 성남 감독도 박준혁 대신 전상욱(35)을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교체할 틈도 없이 경기가 끝나면서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성남에겐 박준혁이 승부차기에 나선 것이 행운이었다. 박준혁은 신들린 선방을 펼치며 우승의 주역이 됐다. 박준혁은 서울의 첫 키커 오스마르와 세 번째 키커 몰리나(34)의 슈팅을 막아낸 뒤 활짝 웃었다.
● FC서울 vs 성남FC FA컵 결승 승부차기 장면 ▶ 동영상 보기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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