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데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합의문을 둘러 싸고 중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은 ‘중일 관계 개선을 위한 교섭에 관해’라는 제목으로 7일 발표한 4개 항의 합의문 영문판을 각자 작성해 공표하면서 민감한 사안에 관해 서로 다른 표현을 사용했다.
보도에 따르면 합의문 3항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 동중국해에서 ‘근래에 긴장 상태가 발생한 것에 의해 서로 다른 견해가 존재하고 있다는 인식’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다른 견해’를 일본은 “different views”라고 표현했고 중국은 “different positions”이라고 기술했다. 견해, 의견이라는 뜻의 ‘view’는 일본어로 입장이라고 해석되는 ‘position’보다는 더 비공식적이라는 뉘앙스다.
긴장 상태가 생기는 것에 관해 일본은 “센카쿠 열도 주변 수역을 포함한 동중국해에서”(in the waters of the East China Sea, including those around the Senkaku Islands)라고 표기했고 중국은 “댜오위다오와 동중국해의 일부 수역을 두고”(over the Diaoyu Islands and some waters in the East China Sea)라고 적었다.
일본은 센카쿠 열도를 지목하는 대신 주변 수역이 포함된다고 우회적으로 표현했고 중국은 센카쿠 열도 자체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앞서 자국어로 각각 발표한 합의문을 두고도 중국 측은 센카쿠 열도에 영유권 분쟁이 있음을 문서로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고 일본은 영유권 분쟁이 아니라 일대 해역에서 양국 선박이 대치하는 등의 상황에 관한 견해 차이를 표명한 것이라고 해석을 달리했다.
아사히신문은 중국 측이 일본과 조율 없이 영문판을 작성해 발표했고 이에 일본이 외교 경로로 항의하고서 자체 제작한 영문판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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