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중인 휴대폰업체 팬택의 매각이 불발됐다.
21일 매각 주간사인 삼정KPMG와 팬택에 따르면 이날 오후 팬택 매각을 위한 인수 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당초 팬택은 이날 인수 의향서 접수를 마치고 26일 우선 협상 대상자를 발표한 뒤 내년 2월 이후 매각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유찰로 매각 계획을 다시 세우게 됐다. 팬택 관계자는 “매각 과정에서 유찰은 흔히 일어난다”며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고 법원과 매각 일정을 다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극심한 경쟁으로 국내외 스마트폰 시장이 불안해지자 응찰 후보자들이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나 인도 마이크로맥스처럼 팬택 매수에 관심을 보였던 일부 기업들도 매각 가격 등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응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팬택의 매각 가격을 2,000억원대로 평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유찰로 팬택의 김포 공장과 특허권 등을 따로 떼어내 분리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 됐으나, 팬택 측에서는 이를 부인했다. 팬택 관계자는 “휴대폰 생산시설만 누가 사겠느냐”며 “생산시설 없는 휴대폰 회사도 의미가 없기 때문에 분리 매각은 주간사에서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새로 나온 팬택의 스마트폰 ‘베가 팝업 노트’가 출시 반나절 만에 SK텔레콤의 대리점에 전량 판매되자, 업계에서는 팬택의 회생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베가 팝업 노트는 터치펜 등 프리미엄폰 사양을 갖췄으면서도 가격이 35만2,000원으로 저렴해 이통사의 휴대폰 보조금을 포함하면 20만원 이하에 구입할 수 있다. 팬택 관계자는 “3만대를 생산했는데 SK텔레콤의 대리점들로부터 6만대 주문을 받았다”며 “SK텔레콤에서도 휴대폰 보조금을 지원하는 만큼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KT와 LG유플러스에서 판매하는 팬택의 ‘베가 아이언2’도 최근 출고가를 78만원대에서 35만원대로 낮춘 뒤 판매량이 늘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베가 아이언2도 판매 실적이 좋아서 추가 주문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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