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론스타 세금 소송에서 또 1,700억원 승소
외환은행 주식 매각으로 수조원대 수익을 거둔 후 한국시장을 빠져나가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세무당국과 벌인 소송전에서 또다시 승소해 1,700억원 상당의 세금을 추가로 환급받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문준필)는 21일 론스타 펀드의 자회사 LSF-KEB 홀딩스가 남대문세무서를 상대로 낸 3,876억원 상당의 법인세원천징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 LSF-KEB는 양도소득의 과세를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관회사에 불과하다"며 "(양도소득이 귀속되는 론스타 US 등) 상위투자자들의 거주지를 기준으로 조세조약의 적용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재판부는 "론스타 US의 거주지는 미국이고 미국과 대한민국 간에는 한ㆍ미조세조약이 체결되어 있어 양도소득에 관한 원천징수를 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론스타 US를 제외한 나머지 상위투자자들의 거주지는 모두 (조세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버뮤다국이므로 원천징수를 면할 수 없다"며 2,100억원 상당의 세금은 납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론스타는 벨기에에 설립한 LSF-KEB를 통해 2003년 외환은행을 1조3,800억원에 인수한 후 2007년과 2012년 각각 1조1,920억원과 3조9,156억원에 지분을 매각한 뒤 한국을 떠났다.
당시 남대문 세무서는 매각대금의 10%에 해당하는 양도소득세를 원천징수했으나 론스타는 LSF-KEB가 벨기에 법인이지만 매각대금은 미국 본사로 귀결돼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며 소송을 냈다. 앞서 법원은 지난 6월 론스타가 남대문 세무서를 상대로 낸 1차 매각지분에 대한 1,192억원의 양도소득세 경정거부취소소송에서도 같은 취지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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