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꽉 막혔다. 가로 1m, 높이 70cm. 한 평도 안 되는 좁은 공간에서 방향 감각을 잃은 물고기들은 이리 저리 몰려 다닌다. 돌에 붙은 미생물을 찾아 다니던 피라미도, 모래 속에서 곤충을 잡아 먹던 모래무지도 이리 답답한 세상이 있다는 건 몰랐을 거다. 이곳에는 먹이가 없다. 머잖아 살과 뼈를 내주어 인간들의 식사와 안주거리가 될 신세다. 점심거리를 찾아 나선 경기 연천의 한 매운탕 집에서 수족관에 갇힌 녀석들의 눈을 들여다 보았다. 원망인가 운명인가. 감지 못하는 눈 대신 입만 벙긋거린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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