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서울이네.”
경부역전마라톤 엿새째 레이스가 펼쳐진 21일, 천안~서울(91.3㎞) 대구간 중 제1소구간 천안~성환(10.9㎞) 도착점에서 나온 반응이다. 서울 김학수(21ㆍ건국대)가 경기 이두행(33ㆍ고양시청) 대구 김기연(25ㆍ대구시청)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자 육상연맹 관계자는 물론 각 시ㆍ도 코칭스태프, 선수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학수의 기록은 34분21초로 2위 이두행(34분34초)보다 13초 빨랐다. 대회 사흘째인 18일 대구~김천(74㎞) 대구간 중 제5소구간(약목~구미 9.3㎞) 1위에 이은 두 번째 선두 기록이다. 김학수는 “선배들 틈에서 1등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3㎞ 정도 남기고 앞으로 치고 나갔다”며 “경북체고 2학년 때부터 빠짐없이 출전 중인데, 1등은 언제나 기분 좋다”고 웃었다.
초등학교 때 “뛰는 게 마냥 좋아 육상을 시작했다”는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마음 고생이 심했다. 부모님도 “괜히 힘든 걸 시켰다”면서 아들 몰래 눈물을 훔쳤다. 그러나 경북체고, 건국대에 진학하면서 기량이 급성장했다. 대학에 와서 5,000m 기록이 40초나 빨라졌다.
김학수는 최근 끝난 전국체전에서도 소속 팀 동료 손명준(20ㆍ건국대)에 이어 1만m 2위에 올랐다. 내년부터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해 침체에 빠진 한국 남자 마라톤에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다.
그는 “성실함의 아이콘인 이봉주 선배님이 롤 모델”이라며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12월 중순 시작되는 동계 훈련에선 더 열심히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함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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