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올림피아드·IT탐험대 등 통해 다양한 기회 제공
김태진(15ㆍ가명) 학생의 장래 희망은 로봇 과학자다.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로봇으로 따뜻한 세상을 열어 보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태어나자마자 부모를 떠나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열악한 현실이 문제였다. 재작년 3월 인근 지역에 들어선 ‘희망둥지 공부방’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김군이 꿈을 실현하기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로봇 조립 세트로 진행하는 이 공부방 과학 수업은 그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었다. 숨겨졌던 그의 재능을 드러낼 기회도 찾아왔다. 이 곳에서 방과후 매일 3시간 이상 로봇과 씨름하며 실력을 쌓았던 그는 지난해 SK하이닉스에서 주최한 ‘로보올림픽 경진대회’에 참가해 입상하더니, 올해 열린 같은 대회에선 마침내 창작 로봇 부문에서 대상까지 거머쥐었다. 지난달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주관, 국내 최대 규모로 열렸던 ‘국제로봇 콘테스트’에 참가해 로봇 기술을 겨루는 ‘테크니컬 챌린지’ 중ㆍ고등부에서 입상하는 기쁨도 맛봤다. 그는 “머리 속에서만 그렸던 것들을 로봇으로 만들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며 “할머니가 편하게 생활할 수 있게 집안일을 대신할 수 있는 가정부 로봇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는 업의 특성을 반영, 국내 정보기술(IT) 과학 분야에 재능 있는 아동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사회공헌사업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대표 프로젝트는‘하이슈타인’. 하이슈타인이란 SK하이닉스가 후원하는 ‘로보올림피아드’와 ‘IT과학탐험대’, ‘행복한 과학기술 공모전’ 등의 사업을 통해 발굴된 미래 과학 인재들을 일컫는 용어로, SK하이닉스와 아인슈타인의 합성어다.
이 중 ‘로보올림피아드’는 재능은 있지만 어려운 환경으로 꿈을 포기하기 쉬운 미래 과학인재들에게 성장 기회를 주기 위해 2012년부터 SK하이닉스 사업장이 위치한 이천과 청주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로보올림피아드’의 개최 목적은 우수 인재 발굴과 육성 차원을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 기반 조성도 염두에 둔 프로그램이다”며 “앞으로 아이들이 과학에 흥미와 열정을 키울 수 있도록 국제 로봇대회의 운영기준에 맞춰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작된 SK하이닉스의‘IT과학탐험대’에선 과학분야에서 꿈을 키우는 학생들에게 국내외 과학시설 견학 및 과학자와 멘토링 등의 기회를 제공, 다양한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올해는 이천과 청주교육지원청, 한국과학기술단체총합회로부터 과학분야에 재능 있는 학생 100명을 추천 받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들은 올 8, 9월 국내조(40명)와 해외조(60명)으로 나눠 대덕연구단지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의 연구소와 한국과학기술원을 방문했으며 중국 SK하이닉스 우시(無錫) 생산법인 및 상하이(上海) 항공우주박물관도 견학했다.
SK하이닉스는 또 음악 분야의 숨겨진 영재 발굴에 적극적이다. 2013년 3월부터 이천과 청주에서 시작된 ‘행복나눔 꿈의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에선 지역 아동센터에서 음악에 소질은 있지만 열악한 환경으로 재능을 펼치지 못하는 우수 아동들을 추천, 악기 구입과 더불어 일대일 개인 맞춤형 교육(1주일 1회) 활동까지 지원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사회공헌활동은 과학 및 음악 분야 영재들에게만 국한된 건 아니다.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회사와 임직원들이 함께 모은 ‘행복나눔기금’을 지원한다. 2011년 시작된 ‘행복나눔기금’은 전체 임직원의 80%가 자발적으로 성금을 내고 회사가 다시 임직원들이 기부한 만큼의 후원금을 모아 적립시켜 사회공헌에 쓰이고 있다. 이렇게 모은 기금은 2012년 20억원을 시작으로 2013년엔 24억원에 이어 올해는 28억원까지 늘었다. 이 기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 다양한 목적으로 지원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사회공헌활동은 해외에서도 활발하다.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법인은 사내 그룹별로 매월 1회식 지역 농아학교나 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지 2,500여명의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환경보호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모든 임직원들이 정성을 모으고 있다”며 “앞으로도 사업장이 속한 지역 사회가 행복해 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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