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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대통령과 회동 때가 아니다"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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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대통령과 회동 때가 아니다" 거부

입력
2014.11.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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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제 조율 안 돼 들러리 우려한 듯, 사자방 국조 靑 결단 촉구 포석도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 제안을 거부했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 정기국회 주도권 다툼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한편 사자방(4대강 사업ㆍ자원외교ㆍ방산비리) 국정조사 결단의 공을 청와대에게 넘기려는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

문 위원장은 이날 회동에 불응한 데 대해 “지금은 때가 아니다”며 “대통령의 체면을 고려해 누가 되지 않기 위해 회동을 미뤄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야가 새해 예산안 및 각종 현안으로 대립하고 있는 시점에 무턱대고 대통령을 만나봤자 서로에게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문 위원장은 최근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여야 3명씩 참석하는 형태로 청와대에서 회동을 하자”는 전화를 받았지만 의제 조율이 안돼 회동을 미뤘다고 설명했다. 문 위원장은 조 수석과의 통화에서 사자방 국정조사 여부도 논의해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조 수석이 난색을 표하며 해외순방 성과를 보고하는 자리라고 선을 그었다고 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해외순방 보고는 핑계고 결국 예산안과 공무원연금 개혁안 등 청와대가 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자리인데 우리가 굳이 들러리를 서줘야 할 이유가 없지 않냐”고 말했다. 문 위원장도 “지금은 여야가 청와대의 말을 듣고 교시를 받을 때가 아니고 있는 힘을 다해 첨예하게 의견이 맞서 있는 예산과 법안을 풀어가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그러면서 회동 거부를 굳이 ‘회동 연기’라고 강조했다. 추후 회동 여부에 대해서는 “여야가 예산문제 국정조사 문제 등에 대해 진척이 된 이후 논의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 사자방 국정조사에 대한 청와대의 결단을 촉구하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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