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SK 김민수, 모비스 연승 행진 제동
서울 SK의 ‘아르헨티나 특급’ 김민수(32ㆍ200㎝)의 장단점은 뚜렷하다. 큰 키에도 정교한 외곽슛을 갖췄고, 운동 능력 또한 상당하다. 반면 리바운드나 수비 등 궂은 일은 등한시하는 경우가 잦았다. 경기 중 집중력이 떨어지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반쪽 선수’라는 오명까지 들었던 김민수는 최근 180도 달라졌다. 특히 팀의 든든한 골밑 요원 최부경(25ㆍ200㎝)이 안면 골절 부상으로 이탈하자 책임감을 갖고 공격뿐 아니라 리바운드와 수비에도 적극 가담했다. 김민수가 전천후 활약을 하자 팀 또한 상승세를 탔다.
SK는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KCC 프로농구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22점 7리바운드 4블록슛을 기록한 김민수를 앞세워 울산 모비스를 77-68로 꺾었다. 1, 2위 팀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SK는 모비스의 12연승을 저지하면서 최근 5연승, 홈 6연승을 이어갔다. 시즌 12승(4패)째를 따낸 2위 SK는 선두 모비스(14승3패)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줄였다.
라이벌전답게 접전이 펼쳐진 승부는 4쿼터에 갈렸다. 64-66으로 끌려가던 SK는 종료 5분20초를 남기고 김민수의 호쾌한 덩크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약 2분30초간 서로 득점 없이 팽팽한 긴장감을 이어가던 두 팀은 종료 2분53초를 남기고 김민수의 2점으로 SK가 한발 앞서가기 시작했다. 이후 수비에서 김민수의 블록슛으로 다시 공격권을 가져간 SK는 코트니 심스의 골밑 득점으로 70-66으로 달아났다.
모비스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김선형이었다. 김선형은 종료 1분16초를 남기고 3점포를 터뜨리며 73-66을 만들어 사실상 승부를 갈랐고, 막판에는 절묘한 더블클러치로 팬들의 함성을 유도했다. 김선형은 14점 4스틸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모비스는 주포 문태영이 2쿼터 도중 발목 부상으로 12분11초밖에 뛰지 못했고 리바운드 싸움에서 29-42로 크게 밀린 것이 패인이었다.
문경은 SK 감독은 경기 후 “김민수가 22점을 넣기도 했지만 공격 리바운드 등 수비에서 큰 역할을 해줬다”며 “요즘처럼만 하면 (최)부경이가 돌아와도 밀릴 것 같다”고 칭찬했다. 김민수는 “동료들이 좋은 패스를 많이 해줬고, 자신 있게 슛을 던졌던 것이 잘 됐다”면서 “도움 수비를 많이 하려고 했다. 처음에는 안 될 때가 있었는데 이제 익숙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인천 전자랜드는 고양 오리온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69-55로 이겼다. 리카르도 포웰이 28점 11리바운드로 맹활약하며 오리온스에 당한 1라운드 패배를 설욕했다. 3연승의 전자랜드는 6승10패로 공동 5위에 자리한 반면 3연패에 빠진 오리온스는 11승6패로 4위에 머물렀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