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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인구 중국, 13억 신도 바티칸 화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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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인구 중국, 13억 신도 바티칸 화해하나

입력
2014.11.2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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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바티칸이 천주교 주교 임명권을 둘러싼 협의에서 기본적 합의를 이뤘다고 홍콩 매체가 주장했다. 신도 13억명에 가까운 천주교와 인구 13억명이 넘는 중국이 화해하는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홍콩 문회보는 20일 소식통을 인용, “중국과 바티칸이 그 동안 4년을 끌어온 주교 임명 협의와 관련, 기본적으로 합의했다”며 “중국이 이를 바티칸에 제출했고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 바티칸이 답변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중국 교구에서 1~2명의 주교를 자체적으로 선출한 뒤 외교적 경로를 통해서 바티칸에 전달하는 방안이 포함됐다”며 “만약 양쪽 모두 이견이 없으면 주교 서품식을 거행하게 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은 또 주요 임명 과정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한쪽에서 단독으로 주교를 임명하지 않는 등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방안을 제도화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바티칸은 그 동안 주교 임명권을 놓고 갈등을 겪었다. 교황청은 주교 임명권은 교황의 고유 권한이란 입장인 반면 중국은 ‘천주교애국회’가 주교 임명권을 갖고 있다고 맞서 왔다. 천주교애국회는 지난 1951년 바티칸이 대만과 수교하자 중국이 바티칸과 관계를 끊은 후 자국 내 천주교 신자를 자체 관리하기 위해 만든 단체로 중국공산당의 지도를 받도록 돼 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한 뒤 양측의 관계는 호전돼 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8월 한국 방문 차 중국 영공을 지나며 시 주석과 중국인들에게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하나님의 축복을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 전세기가 중국 영공을 통과한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그는 또 한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서도 “중국에 가고 싶은지 묻는다면 그 대답은 당연히 ‘내일이라도 당장 가고 싶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당시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우리는 교황청과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건설적 대화를 진행하고 쌍방 관계 개선을 추진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3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시 주석에게 취임 축하 편지를 보냈고 시 주석도 답장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 차가 너무 커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난관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황청은 중국의 천주교애국회는 가톨릭 교리와 양립될 수 없다며 중국 정부에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도록 여러 차례 촉구한 바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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