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D는 좋은 약 있어도 쓰지 못해 환자들 피해 봐”
이상도 서울아산병원 교수 주장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 급여기준을 FEV1(강제폐호기량) 50% 미만에서 60%로 끌어 올리는 데만 10여년이 걸렸다.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치료 초기에 좋은 약을 쓰지 못해 입원하게 되면 뭉칫돈이 드는 치료비 부담은 고스란히 환자와 건강보험 재정 몫이지요.”
COPD 권위자인 이상도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한국GSK가 주최한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좋은 약이 있는데도 사용을 위한 급여 기준이 너무 빡빡하다”며 “COPD 중증도와 의료비는 직접적으로 상관관계가 있어 초기 치료에 역점 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급성으로 악화되면 의료비는 순식간에 늘어난다”고 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기준 COPD 치료비 총액은 2,840억원. 1인당 의료비는 323만원이 됐다.
이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다수 환자가 중등도 이상으로 악화된 뒤 병원을 찾아 질환 인식률이 떨어진다는 것”이라며 “여기에 있는 약도 제대로 쓸 수 없게 만드는 보험기준이 더해져 많은 환자가 여전히 사망하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최근 COPD 진료지침 개정 목적이 약을 최대한 덜 써서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함”이라며 “그러려면 초기 치료 때 다양한 최신 약제 급여를 인정해 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에는 효과 탁월한 새로운 LABA, ICS와 함께 LABA + LAMA 복합제, 복합흡입제 등 새 치료제들이 국내 대거 도입되는 데 초기 치료를 고려한 보험기준 적용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향후 COPD 치료가 풀어내야 할 과제로 ▦흡연자의 낮은 COPD 인지도 제고 ▦흡입제 사용에 대한 올바른 복약 지도 COPD 신약 급여 신속 적용 ▦초기진단을 위한 폐기능 검사 확대 ▦흡연율 감소를 위한 전국민적 노력 등을 제시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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