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터넷대회도 진행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개최와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추진을 통해 ‘경제대국’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중국이 이번엔 57개국 국방 부문 고위 인사들을 초청, 대규모 포럼을 열었다. 경제에 이어 안보 분야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중국 중심의 새 질서를 구축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신화통신은 중국군사과학회가 주관하는 제5회 ‘샹산(香山)포럼’이 20일 베이징(北京)에서 환영만찬과 함께 개막됐다고 전했다. 2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는 ‘협력과 공영-아시아 운명공동체 건설’을 주제로 ▦지역안보기구-현황과 전망 ▦지역 해상 안전-협력과 도전 ▦지역 테러-추세와 대책 등 3가지 의제에 대해서 집중 논의한다. 특히 해상 안전의 경우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각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럼에는 20여개국의 국방부 차관 이상 장성들을 비롯 모두 57개 국가와 국제조직, 단체 대표단이 참석했다. 31개 국가에서 온 안보 분야 전문가와 학자들의 수는 미국 일본 한국 러시아 등의 순으로 많았다. 또 이란과 아프간, 몽골 등에서도 대표를 파견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은 2006년부터 민간(트랙2)이 주도해 온 이 행사를 올해부터 ‘반민반관’(트랙1.5)으로 격상시켜 그 규모를 크게 확장했다. 격년제로 열리던 포럼을 매년 개최하기로 한 것도 변화다. 이에 대해 위안즈밍(袁志明) 인민해방군 소장은 “아태 지역 안보 영역의 새로운 변화와 협력 분야의 새로운 요구에 맞춰 행사의 격과 규모를 높이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상은 중국이 주도하는 아태 국방 안보 대화의 틀을 새로 짜기 위해서라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샹그릴라 대화’(아시아안보회의)가 있다고 하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홍문연’(鴻門宴ㆍ초청객을 모해할 목적으로 마련된 연회)으로 변질됐다는 게 중국 주장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5월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에서 “아시아의 안보는 아시아의 손으로 지키자”며 아태 지역 국가만의 새로운 국방 안보 틀을 주창한 바 있다.
한편 중국은 19일~21일 저장(浙江)성 퉁샹(桐鄕)시 우전(烏鎭)에서 제1회 세계인터넷대회도 진행하고 있다. 경제에 이어 안보, 다시 인터넷 공간의 국제 질서까지 주도하겠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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