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신청이 잇따른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Ⅱ 8번 문항의 출제오류 자문을 의뢰 받은 생물학회 3곳 중 2곳이 “복수정답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으로부터 자문을 의뢰 받은 생화학분자생명학회 관계자는 “학술위원 10여명과 수차례 회의한 끝에 복수정답을 인정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논란이 된 보기(RNA 중합효소가 조절 유전자와 결합한다)가 옳다고 의견을 피력한 교수는 한 명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학회 전문가들은 ▦조절 유전자는 젖당의 유무와 상관없이 상시 발현하는데 보기에서 ‘젖당이 있을 때’로 규정해 혼선을 줬고 ▦RNA 중합효소는 프로모터와 결합하기 때문에 조절 유전자의 프로모터와 결합한다고 설명하는 것이 정확하다 등의 이유로 이 같은 의견을 평가원에 전달했다.
자문을 의뢰 받은 한국미생물학회 역시 복수응답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학회 수석부회장인 서울대 생명과학부 노정혜 교수는 “‘RNA 중합효소가 조절 유전자와 결합한다’는 보기는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자문을 의뢰한 생물학회 3곳 중 2곳이 이 같은 의견을 피력함에 따라 평가원이 복수정답을 인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평가원이 복수정답으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논란이 된 지난해 수능 세계지리 8번 문항처럼 법적 다툼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생명과학Ⅱ 8번 문제는 평가원이 정답으로 제시한 ④번을 고른 수험생이 11%에 불과하고, 이의신청을 제기한 수험생들이 정답이라고 주장하는 ②번을 선택한 비율은 74%에 달한다. 복수정답으로 처리될 경우 ②번을 고른 2만5,000여명의 수험생이 2점씩 올라가게 돼 변별력이 떨어졌던 자연계 입시에 중대변수가 될 전망이다. 평가원은 20일까지 이의심사실무위원회를 연 뒤 이의심사위원회를 거쳐 24일 최종 정답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