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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팽창주의에 비상 걸린 북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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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팽창주의에 비상 걸린 북유럽

입력
2014.11.1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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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24시간 국경선 감시 돌입

러 항공기 영공 침범 등 긴장 고조, 경제 보복 우려해 나토 가입도 안 해

러 잠수함 출현 소동 스웨덴은 4년 만에 징병제 부활 검토

핀란드 해군의 마르쿠스 아르니오 대위는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사이에 있는 발트해 동쪽의 핀란드만을 하루 종일 주시한다. 바다와 헬싱키항이 내려다 보이는 통제센터에서 해양 감시와 수상한 배를 적발하는 일 등을 담당하는 그는 최근 러시아 잠수함으로 의심되는 물체가 스웨덴 군에 포착됐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 그는 “핀란드 해군은 하루 24시간 내내 러시아의 잠재적 위험을 감시하느라 비상이 걸렸다”며 “언제라도 출동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서방과의 갈등을 무릅쓰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겪으며 주변국으로 세를 확장해 나가자 러시아와 이웃한 북유럽 국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국방력 강화에 나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8일 “러시아의 팽창주의 때문에 러시아와 840마일(1,351㎞)의 국경선을 접한 핀란드가 다시 한번 비상이 걸렸다”며 핀란드의 동향을 자세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핀란드 주변 러시아의 군사활동은 지난 6개월간 늘어났다. 특히 8월에는 러시아 항공기가 핀란드 영공을 침범하는 일도 벌어졌다. 핀란드 국민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의견을 묻는 여론 조사에서 찬성 40%, 반대 60%로 갈릴 정도로 양분된 상태다.

러시아와의 밀접한 경제 관계가 나토 가입 반대 여론에 반영돼 있다. 나토에 가입했다 러시아를 자극해 경제 보복을 당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핀란드는 석유 71%와 석탄 66%, 천연가스 전량(100%)을 러시아에서 들여온다. 핀란드는 내수침체로 국방예산 10% 삭감을 검토 중이다. 나토 가입도 쉽지 않으니 나토 비가입국인 이웃 스웨덴과 보다 진전된 군사적 통합을 계획하고 있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총리는 “핀란드와 러시아의 양자관계는 좋다”면서도 “유럽과 핀란드의 시각으로 보면 당연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는 등 자국 주변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며 최근 양국 사이 긴장이 고조된 원인을 러시아에서 찾았다.

유럽연합(EU)의 책임론을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에루끼 투오미오야 핀란드 외무장관은 EU의 대러 제재를 지지하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관계 설정 방식에 비판적이다. 그는 “EU가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사태의 발단이 된 우크라이나와 EU 간 협력협정 체결을 할 때 러시아와 먼저 얘기하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며 “최소한 러시아가 갖게 될 두려움을 진정시켜야 했다”고 지적했다.

핀란드의 이웃 스웨덴도 러시아로 인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스웨덴은 영해에서 러시아 잠수함 출현 소동을 겪었다. 러시아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잠수물체가 관측됐으나 러시아는 영해 침입을 완강히 부인했다. 러시아 공포심이 커지면서 스웨덴은 4년 만에 징병제를 부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웨덴은 1991년 옛 소련 붕괴로 잠재적 위협이 사라지자 국방비를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2010년 모병제로 전환했다. 모병제로 스웨덴 병력은 8만명에서 최근 1만5,000명으로 줄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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